떨리는 첫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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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
오늘은 하루 종일 화요일에 있는 발표 준비를 했다. 한국어로 발표했다면 전체적인 흐름만 익숙해지면 말 자체는 임기응변으로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영어는 그게 너무 버벅거리니 일단은 통으로 외우는 게 최선인 것 같다. 그래서 사실상 그렇게 많지 않은 슬라이드와 대본임에도 무쟈게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흑흑.

너무 집에만 있으면 잘 안되기도 하고, 오나오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유가 다 떨어져서 오후쯤에 Safeway라는 미국 슈퍼마켓 체인에 갔다. 정말 미국은 마트 갈 때마다 느끼지만 정신 잠깐 헷가닥하면 자극적이고 맛있는 과자와 음식들에 휩쓸릴 확률이 농후하고 느낀다. 미국 박사 유학을 간 친구들을 생각해 보면, 뭐 안 그런 친구들도 있지만 군것질에 대한 기준이 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보통 군것질(이라고 따로 부르듯이) 과자 같은 걸 식사 대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여기 미국은 그런 게 생각보다 덜하다. 과자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도 많고 그걸 그렇게 안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생각보다 군것질을 많이 좋아하고 잘 못 참는다. 그래서 특별한 날이나 특별하게 먹어보고 싶은 게 생기지 않으면 소량이라도 사지 않거나, 애초에 과자 코너를 가지 않으려 노력한다. 결국 우유만 사려고 했으나, 계산대 근처 라임 맛 감자칩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버렸다. Safeway는 또 가게 될지 모르겠는데, 종종 이용하게 된다면 UCSF 학생은 5% 추가 페이백이 있다고 하니 활용해 볼 생각이다.
원래 오늘이 달의 첫 번째 날이라 Rent가 빠져나가는데 영업일이 아니고, 내일도 미국에서는 공휴일(Labor day)이라 9월 3일에 결제가 된다고 한다. 아직 ITIN(Individual Taxpayer Identification Number)을 받급 받지 못하여 Relocation Bonus로 2000불을 받기로 한 걸 아직 받지 못했다. Stipend는 10월 1일에 나오는데 이것도 ITIN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 담당자가 회계팀과 조율하고 있다는데 속히 해결되어 빨리 돈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바로 렌트를 결제하면 극악무도한 원금 비례 수수료를 떼기 때문에(그래서 한국에서 낸 첫 번째 렌트에는 70불이나 수수료가 붙었다. 너무한다 증말) 일단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을 해야 한다. 근데 문제는 송금할 때 이용 수단에 따라 천차만별 온갖 수수료가 든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유용하게 쓰고 있던 토스 체크카드를 이용한 방법으로, 현지 ATM에서 토스 뱅크 달러 출금 -> 다시 Chase에 달러 입금이다. 수수료가 좀 들긴 하지만 당일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나는 모레까지 통장에 돈을 확실하게 넣어둬야 했었기에 이를 택했다. 카카오뱅크 등 다른 방법도 많은데,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방법을 포함하여 여러 방법들을 자세히 정리, 비교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Monday, September 2












오늘은 미국의 공휴일이다. Labor day는 미국 노동 운동과 노동자들이 미국의 발전과 성취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날이라고 한다. 공식적인 일정은 아니지만 NSO에서 Photo Scavenger Hunt(특정한 아이템이나 주제에 맞는 것을 찾아서 사진으로 남기는데, 보통 팀을 짜서 같이 하고 제한 시간이 있다)를 한다고 해서 나갔다. 학교 근처에 좀 익숙해지라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하는데, 집에만 있으면 사실 영어로 말할 일도 없고, 한국에 있는 거랑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첫 번째 사진이 찾아야 할 것들인데, 살짝 수수께끼처럼 간접적으로 힌트가 나와있다. 여유롭게 다니며 버블티(여기는 귀엽게 boba라고 한다)도 먹고, Uber 건물 앞에 있는 신기한 조형물도 보고 예쁜 공터와 나름의 해변도 보고, 좋은 날 속에서 재밌게 잘 돌아다녔다. 결과는 3개? 빼고 2시간 안에 다 찾아서 우리 팀이 우승했다 ㅎㅎ. 끝나고 샌드위치를 줬는데 맛있는 데다 양도 엄청 많았다(지금 보니 가격이 조금 곤란하다).



갔다 와서 다시 열심히 발표 준비를 했다. 빨래도 하고, 밥도 잘 먹고 계속 준비. 밀프렙도 했다. 학교의 도서관 중 하나인 hub는 작지만 24시간 운영해서 저녁 먹고 여기 가서 whiteboard에 대고 연습했다. JC presentation은 그러려니 하는데, Chalk Talk은 slide 없이 발표하려니 정말 죽을 맛이다. 그래도 영어는 많이 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열심히, 또 열심히 해본다.
항상 영어 공부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끈덕지게 밀어붙이지 못했던 이유를 생각해 봤다. 나는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면 정말 하지 않으면 큰 위해를 입거나 (신체적 피해, 정신적 개쪽을 당한다든지), 아니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전자 혹은 후자 중 하나라도 반드시 있어야 꾸준히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전자가 더 중요한 것 같긴 하다). 근데 영어는 나에게 지금까지는 그 무엇도 아니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영어를 잘 못한다고 갑자기 뭐 귀양길에 보내진다거나 큰 위해를 받을 상황은 없어서 쉽사리 잘 안되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내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니까 안 하면 큰일 나는,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생각해 본다. 살아보니 웬만한 정신력 아닌 이상 반드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닥치는 게 빠른 길인 것 같다(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던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고). 빨리 발표 끝나고 블로그 좀 열심히 써서 가족 보여주고, 운동 가고 싶다!!
Tuesday, September 3

NSO 마지막 날.
대망의 발표날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형식에 대한 설명을 원문 그대로 옮겨보겠다. 학계에 있는 친구들은 한 번 봐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특히 Chalk talk).
- JC – Working in groups of 2-3, you will outline the results, future directions, importance, and shortcomings of a selected paper from UCSF and present this to your cohort in a slide presentation format (more replicates is NOT a valid shortcoming, why would more help?).
- Chalk talk – You will propose work to ask a new research question building upon your JC paper. This presentation should cover background, research question, and proposed methods, and should be laid out in a chalk-talk* format. These chalk talks may be discussed and planned within your group, but each member will present separately.
- * Chalk-talk is the presentation format used most commonly for qualifying exams at UCSF, where students diagram their thoughts on a whiteboard as they present. This format generally requires clear and informative figures and concise bullet points.
- Timing: JC and chalk talk will take place on the last day of NSO with JC presentations before lunch and chalk-talks after lunch.
- 20 min JC – share the importance of the paper and the results; 15 minutes presentation time + 5 minutes questions
- 15 min chalk talk –
- 5 min introduction (uninterrupted/protected) – share an overview of the background and the 2-3 aims of your proposal
- 10 min details (students and coaches are encouraged to ask questions based on your JC and chalk talk proposal) – finish talking through the proposal while getting asked questions about your motivation, techniques, and expected results The chalk talk proposal should take a single graduate student ~1-2 years to complete
JC, Chalk talk에서 다룬 paper는 간략하게나마 정리해서 올려보겠다.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인데, 내 석사 생활을 돌아봤을 때 제대로 된 JC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게 참 후회가 된다. 물론 1-2가지의 논문을 읽어서 연구실에서 발표한 적은 있지만 이건 내 연구와 직접 관련된 것뿐이어서 뭐 배우는 게 크게 없었다. 근데 이번 paper는 아예 전혀 다른 분야라서 참 공부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얻어 가는 게 정말 많은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난 새로운 걸 계속 알아가고 어떤 식으로든 발전한다고 느끼는 걸 큰 기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부담되면서도 재밌었다(내 비루한 영어 실력과는 별개로 :<). 2년 차부터는 본격적으로 내 연구에 몰두하는 시점이 오겠지만, 1년 차 때 세 연구실을 10주씩 돌면서 분명 상이한 분야의 지식을 쭉쭉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래는 내가 발표한 Chalk talk의 script다. 부분이 굉장히 많아서 올릴까 고민했지만, 나중에 돌아보고 싶어서 그냥 던진다(전날 올린 whiteboard 사진을 보면서 읽으면 흐름이 보일거다. 개발새발인 글씨는 죄송하다). 이렇게 올릴 수 있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연구실에 들어가서 하는 것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공개하기가 어려우니까. 대본을 쓰고 외우고 있으니까 친구가 저렇게 다 외우냐고 신기해했다. ㅋㅋ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국어가 아니니까 핵심 개념만 간략하게 외우기가 부담스럽다. 막상 꺼내려고 하면 연결이 매끄럽게 안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아직은 문장을 다 외워야 하는 수준. 뭐 나아지겠지…!
[ Chalk Talk Script ]
Introduction:
Hi everyone, today I want to suggest a possible application for the designed peptide in the paper I presented. Specifically, This peptide can slow down the formation of async amyloids. my research question is to develop the first disease-modifying Parkinson’s Disease (PD) drug. (1st dz-modifying PD drug)
Explanation:
Disease-modifying means that the drug can treat the underlying causes of the disease. In the case of PD, this can involve slowing down the formation of alpha-synuclein amyloid.
Current PD Treatments:
For now, there are over 35 FDA-approved drugs for treating PD, but surprisingly, all of them only treat symptoms (like L-dopa and COMT inhibitors.). All of them can not treat underlying causes.
Proposed Application:
In this context, because this peptide can slow down the formation of alpha-synuclein amyloid, I believe it could be developed as a novel drug targeting the cause of PD.
I’m gonna suggest two aims to accomplish this.
Aim 1: In Vivo Efficacy and Toxicity Testing
- In this paper, slowing down amyloid formation was confirmed only in vitro, So, it’s important to verify in vivo efficacy for drug development.
- Fortunately, there are several PD transgenic mouse models that can test whether this peptide can actually slow down the progression of PD.
- We can use invasive methods as possible route of administration like intrathecal injection or directly inject the peptide into specific regions of the brain.
- At the same time, we have to assess toxicity. I think there’s a possibility that our designed peptide could aggregate and have detrimental effects. This is because we designed peptide to have favorable interaction between them that can make repetitive structures to have specificity.
Aim 2: Enhancing BBB Penetration
- The most significant challenge is getting the peptide to cross the blood-brain barrier (BBB)
- It would be difficult for our peptide to cross the BBB by passive diffusion, considering the peptide have 23 amino acids and has some polar residues.
- Indeed, when I put our peptide sequence into a prediction algorithm called BBPpredict, it said our peptide was unlikely to cross the BBB
- Therefore, I thought of using BPPs and CPPs.
- BPPs is BBB penetrating peptide, and CPPs is Cell “ “. BPPs have a high affinity with BBB receptors, so they can cross the BBB by receptor-mediated transcytosis. On the other hand, CPPs, especially cationic ones, can interact with anionic charge of the BBB. They can cross the BBB by adsorptive-mediated transcytosis.
- My idea is to conjugate a BPP or CPP to the end of our peptide via a linker, helping it penetrate the BBB. Indeed, there have been a lot of studies using BPPs and CPPs to deliver small molecules that show some degree of translocation into the brain.
- We could test reliability in advance using RoseTTAFold or AlphaFold
[ Takeaways from Chalk Talk ]
- We should think and suggest – all !!! processes. More than ideas (Negative, Positive control, Time to check data; How much time will be needed to do exp. In each process).
- Please prepare the case when my idea does not work!!!



JC 발표 후 점심을(아메리칸 차이니즈!) 맛있게 먹고 Chalk Talk까지 모두 나름 무사히 잘 마치고 (대본 없이 하는 영어 발표는 인생 처음인듯하다), NSO가 끝이 났다. 마냥 편안치는 않았지만 박사과정 시작하며 느낌을 잘 잡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다들 신나서 즉흥으로 여섯 시쯤 맥주 한잔하기로 정했다. 전까지 2시간 정도 시간이 떠서 내 방으로 동기 둘을 초대해서 2시간 정도 얘기했다. 이 친구들은 나와 비슷하게 의약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들어온 친구들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로테이션하고 싶은 연구실이 다 다르다 ㅎㅎ.. 나름 깨끗하게 잘하고 있다고 칭찬도 받았다.






약속 장소로 가기 전 배고파서 뭐 좀 먹고 가려고 집 앞에 있는 타코트럭(드디어 가보네)에 친구들과 처음으로 도전했다. 오 굉장히 맛있었다. 가격도 뭐 여기서는 저렴한 편이라 종종 갈 것 같다. 맛있게 먹고 약속 장소로 가는데 내가 미처 여권을 안 챙겨서 (미국에서 신원을 확인할 만한 수단을 아직 만들지 못해서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ㅠㅠ 도착해놓고 다 같이 자리를 옮겼다. 이것 참 미안하다. 학교 근처에 음식을 많이 파는 공터?에 있는 트럭처럼 생긴 바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는데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happy hour(뭐 몇시 전에 오면 뭐가 단돈 얼마! 이런 거, 칵테일이 1달러였다.)한다는 곳으로 다 같이 걸어갔다. 날도 선선하고 하늘이 예뻤다. Oracle park 바로 앞이다.



여긴 스포츠바인데 너무도 시끄러워서 바로 옆 아니면 얘들 얘기를 듣기가 어려웠다. 가뜩이나 안 들리는데 소리가 묻히고 얘들이 술기운에 신나서 얘기하면 또 빨라져서 ㅋㅋ 힘들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소규모로 얘기하는 게 아무래도 아직 마음이 편하다 (뭐 한국에서도 그러긴 했지만). 다행인 건 여기 친구들은 아무래도 대학원에 진학했기에 조금 nerd미가 있다. 그래서 뭐 폭음을 한다거나 그러진 않고 가볍게 술 한잔하는 정도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
집에 다 왔는데 갑자기 집 앞에서 나 포함 세 명끼리 서로 했었던 연구 얘기를 무슨 한 시간이나 서서 했다. 참 대단하다. 뭐 나도 그리 싫진 않았지만 ㅎㅎ 다행히 제대로 장소를 잘 찾아온 기분이다. 모두 연구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게 나를 고취하고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참 긴 하루였다. 당분간 발표가 없다는 생각에 편하게 잠에 들었다(이건 틀린 생각이었지만 하하).
Wednesday, September 4
오랜만에 운동을 가니 참 좋다. 또 아주 급한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착실히 다녀야지. 아 그리고 머리를 혼자 잘라보려고 바리깡과 3면 거울을 시켰다 ㅋㅋㅋ 아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게 최선인 것 같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 내 머리는 완전 직모라 (농담이 아니라 머리가 아래로 자라지 않고 옆으로 자란다. 말 그대로 중력의 수직인 방향, 옆으로) 엄청나게 뜨는데, 멀쩡하게(철저히 내 미적 기준에 근거한다) 보이기 위해서는 3가지 선택지가 가능하다. 1) 짧게 자른다 (뜨는 부분을 그냥 없애버리기) 2) 다운펌 (뜨는 부분을 꺾어서 눌러버리기) 3) 기른다 (뜨는 부분에 무게를 더해 가라앉힌다).
- 항상 한국에서는 3~4주마다 2) 를 하고 살았는데, 지금까지 살아본 결과 생각하기에 이게 가장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스타일이 나오는 것 같다. 근데 이제 미국에 왔는데, 다운펌 하는 곳을 찾으면 굳이 찾을 수야 있지만 겁나게 비싸서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2) 번은 소거된다.
- 3) 번은 한국에서부터 생각했는데, 머리를 기르기 위해서는 매우 고단한 과정 (거지존, 궁금하면 검색하라)을 거쳐야 하고 너무 답답하다. 여름에 덥기도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완전 직모는 어차피 머리 기르고 펌을 해야하는 것은 똑같다. 괜찮게 하고 다니려면. 또 머리를 묶기 전까지는 운동할 때도 매우 불편하다.
- 그럼 남는 건 1) 이다. 근데 1) 은 다운펌을 했을 때와 다르게 조금만 자라도 금방 지저분해진다. 그래서 이상적으로는 2주마다 샵을 가야 하는데, 이러면 또 비용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결국 스스로 1) 을 하기로 한 것이다.
- 다행히도 머리를 혼자 잘라본 경험이 있다. 결과물은 뭐 썩 그저 그랬지만 다닐 만은 했던 것 같다. 여기는 또 사람들 외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부담이 덜했던 것도 있다.
- 옆머리는 밀면 되는데 문제는 윗머리다. 바리깡으로만 밀게 되면 2.5센치 이내로 짧아지게 되는데, 이건 그냥 반삭이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아마존에서 7.5센치 (3인치) 짜리 기괴하게 생긴 가이드를 사서 이걸 이용해 위를 싹 밀어버리려고 한다.
- 출구전략: 밀어보고 도저히 나갈 수 없을 것 같다면 모자를 쓰고 다닌다.
이런 장대한 계획을 세우고, 밀린 행정일 집안일 하고 웹페이지 만드는 공부도 좀 했다.






저녁에는 코호트 전체서 야구장(Oracle Park – 24 Willie Mays Plaza, San Francisco, CA 94107)에 갔다. 그렇다. 이정후가 있는 San Francisco Giants의 홈구장 맞다(아쉽게도 부상이라고 한다). 학생 신분으로 할인받아 세금 포함 8.3불 정도에 야구를 볼 수 있었다. 대박인 것은 여기 바로 옆에 강이 붙어있는데 노을을 보면서 경기를 볼 수 있다. 정말 미쳤다 ㅎㅎ.. 또 재밌는 것은 여기서 홈런이 나와서 훌쩍 경기장을 넘어가면 뒤쪽 강에 떨어지는데, 그 홈런볼을 줍기 위해 미리 카약을 타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마지막 이닝 마지막 기회에서 홈런 쳐서 공이 실제로 넘어갔었다!!!). 아래 왼쪽 사진에 있는 K는 투수가 삼진을 잡을 때마다 하나씩 사람이 직접! K로 바꿔준다. 저 K가 다 채워지면 퍼펙트게임이라고 한다. 환상적인 노을을 보며 과자도 까먹으며 느긋하게 경기를 관람했다. 아쉽게도 이정후가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다고 해서 볼 수는 없었는데 경기 자체는 볼만했다. 물론 내가 한국에서 야구장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아서 ㅋㅋ 비교가 안 되지만, 응원 문화 같은 거는 훨씬 한국이 적극적이고 잘 되어있는 것 같다. 여기는 좀 조용하다.
마지막에 4:0으로 뒤지다가 2점 따라붙어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는데 아쉽게도 졌다.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게 신나는 분위기를 담기 위해 마지막 이닝을 포함해서 동영상은 꽤 찍었는데, 코호트 친구들 얼굴이 다 나오고… 아직 그 실시간 모자이크하는 법을 잘 몰라서 (좀 번거롭다고도 들었는데, 간단하게 할 수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다 올리진 못했다ㅠ
Thursday, September 5
하루 종일 정말 블로그 썼다. 드디어 1주 차 완성 ㅋㅋ 고민할 게 너무너무 많다. 생활비(Stipend)를 받기 위해서 ITIN(Individual Taxpayer Identification Number)을 신청하라 해서 한참을 씨름했다. 운동 갔다가 오랜만에 예일에서 전합성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하고있는 친구와 통화했다. 분야가 완전 같지는 않지만, 같이 화학을 하는 친구라 통하는 얘기가 많다. 그 사이 친구한테 재밌는 일이 많았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모니터가 왔다! 근데 Macbook air는 HDMI port가 없어서 USB C – HDMI cable을 샀다. 내일 도착한다니 기대가 된다. 받은 맥북은 빠릿빠릿하고, 휴대하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뭐 거의 아이패드에 케이스 끼운 것 정도로 가볍다. 하지만 그만큼 작은 13인치라 화면분할 해서 쓰려면 글씨가 작아서 오래 보면 눈이빠지는 것 같다. 듀얼모니터가 필요할 것 같아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할인쿠폰 최대한 먹이고 사면 LG 미국공홈이 코스트코만큼 저렴해서 이걸로 했다. 사실 코스트코에서도 삼성 27인치를 팔았는데, 이게 curved 모니터라 호불호가 좀 갈린다고 해서(뭐 책상의 너비, 모니터와 사용자 간의 거리, 디스플레이 고장 시 AS의 용이성 등등..고려했다) 안전한 선택으로 평면 모니터를 알아보다가 여기까지왔다. 오늘은 운동 빼고는 종일 집에 있었다.
내일은 이번 가을학기에 입학한 석사 박사과정생들이 전부 참여하는 전체 OT다.
Friday, September 6



아침에 ITIN 발급에 필요한 서류들에 대해 공증이 필요해서, office에 방문하기 위해서 일찍 나섰다. 근데 당분간은 사무실 이전 문제로 안 된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UPS에 토요일에 공증받기로 예약하고 좀 기다리다 OT 들으러 갔다. 솔직하게 나에게는 별로 들을 만한 내용이 없어서, 앉아서 2주 차 블로그 내용을 열심히 썼다. 역시나 좋은 날씨 덕분에 밖에서 점심 맛있게 먹었다. 여기 샌드위치는 다시 한번 느끼지만 참 속이 알차고 양이 많다. 저거 두 개 다 먹는데 배가 너무 부르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교내 동아리 소개 부스가 쫙 있어서 다 같이 돌아봤다. 과학 정책 동아리, 바이오텍 투자 동아리, 교내 잡지 동아리, 보드게임 동아리 등등 많았는데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딱히 없어서(투자가 좀 끌리긴 했는데 정신없는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얘기만 재밌게 들었다. 아! F45 tranining 무료 3회권 신청 기회가 있어서 했다. 이거 꼭 해보고 싶었는데 하고 나서 후기 올리겠다. 오후 OT 일정이 다 끝나고 아이스크림 줘서(민트로 골랐는데 역시 내 선택은 옳았다) 먹었다. 신기하게 여기도 민트초코를 매도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 혀뿌리 안쪽, 턱 끝까지 차오르는 안타까움을 영어로 표현할 길이 없어서 못내 아쉬웠다. 어떻게든 표정으로 그러한 생각은 어쩌면 몽매한 것일 수도 있다고 얘기해줬다 ㅎㅎ 다 먹고 바로 운동하러 갔다.
집에 와서는 ITIN 신청을 계속했다. 이게 알고 보니 내가 장학금을 받아서 일반 경로로 신청하지 않아도 되고 별도의 대리인을 통해서 신청됐었다. 진작 장학 담당자에게 물어볼걸.. 그냥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하하. 굳이 공증을 받아서 관할 오피스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제 어제 괜히 고생했네 ㅠㅠ 근데 문제는 advisor가 말하길 상황에 따라 발급에 4~6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데.. 그러면 나는 stipend를 도대체 언제 받을 수 있는 것인가. 프로그램 담당자가 알아봐 주고는 있어서 아마 받을 것 같긴 한데 참 외국인으로서 불편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direct deposit (자동이체 개념인듯)을 chase bank로 11월 17일 이내에 설정해야 300불 보너스를 받는데 이거 뭐 택도 없게 생겼다. 일단 advisor에게 빨리 받을 수 없는지 물어는 봤다. 부디 그 전에 받아서, stipend도 정상적으로 받고 보너스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서 또 DS-2019에 적힌 공식 프로그램 시작일 기준으로 열흘 내에 보고해야 할 것들과 더불어 30일 이내에 보고해야 할 것들을 차례차례 처리했다. 장학재단에서 해주는 것이 많은 만큼 참 보고할 것도 많은 것 같다.
드디어 나와 여러 해를 함께할 모니터 친구가 오셨다. 근데 웬걸 연결하니까 눈이 침침~해지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내가 27인치 FHD를 샀는데 이걸 맥북에 연결해서 쓰기에는 턱없이 해상도가 모자란 수준이라고 한다 (뭐 꽤 복잡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한참을 고생하다가 찾은 app이 Betterdisplay! 이걸 사용하고 나니 내 눈이 기뻐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게 4K 이상 모니터를 장만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크니까 이 조합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앱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상세하게 정리해서 맥북 꿀팁과 같이 올려보겠다.
Saturday, September 7
하루 종일 블로그를 썼다. 참 글이라는 게 딱 완성! 이라는 개념이 없기에 어려운 것 같다. 글 정말 잘 썼다고 느껴지는 유명한 작가들 머릿속에 하루 정도 들어가 보고 싶다. 또 내가 중간중간 따로 필기했던 것도 별도의 노트 앱에 싹 정리했다. 나는 Obsidian을 쓰는데, 굉장히 생산성이 늘었다고 느껴서 이것 또한 나중에 정리해서 올려보려고 한다. 할 말이 참 많을 것 같다.

위는 운동 다녀오는 길에 문득 집 앞 하늘을 봤더니 비행기 2대가 날고 있어서 찍어봤다. 잘 보일지 모르겠다. 체중을 꾸준히 체크하고 있는데 식사량을 조금 더 늘려야 할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만큼 체중이 늘지를 않는다… 식단에 대해서 좀 고민하고, 건강보험 관련해서 신청할 서류들이 많아서 이걸 끝냈다. 오늘은 정말 블로그만 엄청나게 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