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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 2주차 08/25/2024 ~ 08/31/2024

  • Post category:Daily Life
  • Post last modified:September 10, 2024
  • Reading time:26 mins read

드디어 시작!



Sunday, August 25

UCSF 한인 박사과정 친구들과 코스트코를 갔다(벌써 세 번째다). 나만 멤버십 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살 게 있는 두 친구와 함께 갔다. 한국에서 만들어온 멤버십 카드가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ㅎㅎ 미리 만들어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다. 코스트코 멤버십 카드는 멤버십 가입한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도 카드 하나를 더 만들어 사용 가능하다. 한국에서도 우리 가족은 코스트코에 자주 가는 편이라 거기서도 쓰고, 여기서도 내가 추가로 만든 카드를 이용하여 양쪽에서 사용 가능하니 참 좋다(멤버십 결제는 한 번만 한다). 한국에서 만드는 것의 장점은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과 아무 제약 없이 오프라인 매장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있겠다. 단점은 코스트코 주유소에서 주유 시 외국에서 만든 멤버십 카드는 직원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 미국 공식 코스트코 온라인몰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있다. 다만 온라인몰의 경우에는 조금이나마 오프라인 보다 비싼 경향이 있어서 필요한 물품이 매장에 있고 교통 문제가 없다면야 오프라인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나의 경우에는 식료품을 사기 위해 가는 이유가 가장 크고 차는 마련할 생각이 없으므로 굳이 또 미국 것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나와 같은 상황인 사람은 미국 박사 유학을 생각할 때 카드를 만들어 오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은 저번에 말했던 로티세리 치킨(4.99불)인데, 정말 정말 크다. 같은 건물 사는 친구가 있어 절반 나눴다. 보관 걱정 안 해도 되고 정말 좋다. 이것만 해도 두 끼 단백질은 된다. 맛도 있고 ㅎㅎ


그 담 또 운동을 가고, 집에 와서 내일 갈 준비를 했다. 이제 벌써 밥 만드는 것에 적응이 됐는지 별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한두 달 전쯤에 학교에서 미리 내 주었던 코딩 과제, 논문 읽는 과제 남는 게 있어서 다시 나가서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또 정리하고, 웹페이지 만드는 공부를 하면서 글을 좀 써봤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시간이 참 많이 걸리는듯하다..! 특히 누구나 볼 수 있는 웹페이지에 사진을 올리려 하니 초상권 문제가 있어서, 사람이 나온 사진은 모두 흐림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거 괜찮은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려웠다. 무료이면서도 UI가 직관적이며, 저장 후 원본 파일의 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찾느라 한참을 헤맸던 것 같다. 결국은 PhotoScape X라는 앱을 찾아서 잘 사용 중이니 필요한 사람은 참고하길 바란다!


한 한 달 전쯤에 프로그램 담당자가 본인의 사진과 자기소개를 간략하게 보내달라고 했다. 얼마 전 우리 동기 모두의 것을 취합해서 위와 같은 식으로 엮어 공유해 줬다. 위는 내가 보냈던 것인데, 사진은 언젠가(아마 3년은 됐을 것 같다) 서울대 입구의 한 튀김 족발집?에서 화학부 친구들과 찍은 사진 중 일부분을 도려낸 것이다. 왜 굳이 굳이 이 시력교정술도 받기 전 멍해 보이는 사진을 선택했냐면 생각보다 나 혼자 나름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찍은 사진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95%는 가족, 친구들과 같이 찍거나 혼자 찍더라도 졸업식? 같은 너무 본격적인 차림의 모양새라 사실상 저 사진 말고는 전혀 없었다. 뭐 정장 입은 것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좀 여유로운 분위기라 다들 사복 차림으로 캐주얼하게 올렸었다. 정정 요청이 없는 이상 이렇게 졸업 전까지 박제된다. 뭐 최선을 다해 골랐다고 생각한다.


우리 동기는 총 17명인데,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을 뽑았다고 한다(보통 9-12명 정도를 뽑는다). 너무 많은 인원이 아닌 이상 동기는 많을수록 서로 배울 것도 많고 의지할 수도 있어 좋다고 한다. 내일 3월 이후로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나는데 참 떨린다. 공식적인 OT는 아니고 NSO(New Student Orientation)이라고 교수님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고, 현재 재학 중인 같은 프로그램 선배들이 기획한 별도의 OT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교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연구실은 어떻게 골라야 할지, Chemical Biology를 공부함에 있어 어떤 개념들을 알아야 하는지, 실제로 박사 학위 자격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논문 읽기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등 여러 방면을 총 1.5주에 걸쳐서 다룬다(지금 와서 보니 생각보다 힘들다 ㅋㅋ). 다들 좋은 친구였으면 좋겠다. 

Monday, August 26


NSO 1일차.

일정이 9시부터 시작인데 8시 30분부터 베이글과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고 전날 문자가 왔다. 3월에 합격자들 대상으로 2박 3일 초청이 있었는데, 그때 알게 된 한국계 미국인 친구를 알게 되었다. 부모님이 둘 다 한국 분이시다. 이 친구는 여기서 태어나서 쭉 캘리 쪽에서 살았고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무엇보다 웃기다 ㅎㅎ 학교로 가서 동기들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어색어색해서 다 인사는 못했고 몇 명하고만 말했다… 미국이라고 낯을 안 가리거나 이러진 않는 것 같다.

09:00 – 10:00 : Program Orientation

프로그램 Director와 Associate Director가 와서 전반적으로 박사과정(당연하게 6년으로 여기는 듯하다? 난 좀 빨리 졸업하고 싶은데 ㅎㅎ) 기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을 유념해야 할지 설명해 주셨다. Director는 말이 빨라서 조금 알아듣기 힘든데, 아주 유쾌한 교수님이다. 참고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겠다.

1년 차 – 수업, 세미나 / 연구실 로테이션 (가을, 겨울, 봄) / 학위 받을 연구실 정하기 (봄 마지막 날) / + 멘토를 구하기

2년 차 – 연구 / 연구비 제안서 써보기 / 박사 자격시험(구두) 위원회 구성 / 박사 자격시험 완료 / + 신입생 모집 과정에 참여

3년 차 – 연구 / PC223 (아직 잘 모름) / 정식 박사 학위 후보자 되기 / 학위 논문 위원회 구성 / + 커리어 개발, 멘토 더 찾아보기, OT

4년 차 – 연구 / PC223 / 학위 논문 위원회 미팅 / + 커리어 개발, 컨퍼런스 참여, 학생 멘토링, 세미나 발표, 인턴쉽, 티칭 기회

5년 차 – 연구 / PC223 / 논문 내기 / + 커리어 개발, 컨퍼런스 참여, 학생 멘토링, 세미나 발표, 인턴쉽

6년 차 – 학위 마무리 / 박사 학위 수여 세미나 주최 / + Become an Awesome, Independent, Rockstar Scientist가 되기 ㅋㅋ



10:00 – 11:00 : Laptop Setup

학교에서 최신형 M3 MacBook Air를 줬다. 문서작업, 연구에 필요한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이미 설치되어 있고, 추가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과 등록 절차가 남아 있어서 진행했다. 한 평생 윈도우만 쓰다가 macOS를 쓰려니 어질어질하다.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터치패드와 화면은 정말 압도적이다.



11:00 – 12:00 : Intro to UCSF/CCB : Navigating PhD

재학생의 시선으로 보는 프로그램 설명. 중요하다고 생각됐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학위 논문을 받을 연구실을 정한 후, 그리고 자격시험이 끝난 후 2-3주는 쉬어라.
  • Macromolecule 필수는 아니나 선택과목으로 들을 좋을 만한 과목이다. X-ray crystallography, CryoEM, NMR 등 구조 결정에 쓰이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
  • 로테이션이 끝나면 교수와 1:1 면담 (exit talk)을 보통 한다. 뭘 느꼈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도 건의하라고 한다.
  • 미정) 방학: 12/13 ~ 01/08
  • 가급적이면 학위 논문 자격시험(구두)에 준비했던 주제와 너가 실제로 학위 논문 받을 주제를 일치시켜라. 아니면 또 고생한다. 자격시험 준비만 1달 넘게 연구실 나가지 않고 준비하는 게 보통이라, 이 노력을 이어 나가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코멘트를 주므로, 이 기회를 실제 내 학위를 받는데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
  • 놀랍게도 자격시험에 데이터는 필요하지 않다(이론적으로). 내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는지가 중요. 말 그대로 ‘자격’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Chalk Talk (화이트보드 앞에 나가서 실제로 쓰고 그려가며 설명) 하는 형식으로 2시간 넘게 진행되는 거라 데이터를 직접 보여주거나 할 수 없다.
  • 앞으로 많이 할 Journal Club presentation(논문을 읽고 정리하여 타인에게 논문의 의의와 방법론 등을 설명하는 것)과 Chalk Talk을 이번 NSO에서 미리 연습해 본다고 한다. 하… 영어로 발표를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매우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렇게 영어가 진짜 느는 거겠지 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해 보긴 해야 할 것 같다.


12:00 – 13:00 : Lunch

영어 때문에 정신이 없어 사진은 못 찍었다 ㅎㅎ 브리또를 주는데 엄청 크다. 여기 느낀 점은 한국에 비해서 1.5배 비싼 만큼 양도 1.5배 많다(다 그런 건 아니지만). 건물 계단에서 먹었는데 날씨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다른 날에 찍은 사진이 있으니 그때 보시라. 좋은 것이 여기는 free food가 엄청 많다고 한다.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학교 측에서 문자로 알림을 준다. 이런 기회에 meal prep까지 한다면 식비가 의외로 한국보다 안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외식만 안 하면 ㅋㅋ. 정말 말을 못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한 시간 동안 아주 치열? 하게 동기들과 얘기했다. 베트남에서 온 친구가 있어서 나랑 정착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많이 비슷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13:00 – 14:00 : What is CCB? (Panel, 재학생 몇이 와서 주제에 관한 얘기를 해주고 질문을 받아주는 시간이다)

5-6학년 학생들이 와서 각종 질문을 받아주고 조언해 줬다. 확실히 로테이션 할 연구실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그 얘기가 제일 많았다. 아 설명을 안 했는데, 내가 들어간 프로그램은 Chemistry and Chemical Biology로, 1년 차에 바로 연구실을 정해서 쭉 학위 받을 때까지 연구하는 게 아니라, 세 연구실을 각각 10주씩 돌아본 후, 1년 차 마지막에 본격적으로 학위 논문을 쓸 연구실을 정한다. 그리고 한국과 다르게 UCSF는 quarter제라, 가을 겨울 봄 여름 이렇게 4번의 학기가 있다. 즉 가을, 겨울, 봄에 로테이션을 각각하고 연구실을 최종 정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나는 아직 고민이 되긴 하는데 후보군을 상당히 많이 좁혔다(5명).



14:00 – 15:30 : Flash Talks

3명의 대학원생이 차례로 20분 정도 자신에 대한 소개, 학교 다니면서 해볼 만한 것들, 하는 연구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흥미롭기도 하지만 어쩌면 저렇게 발표를 잘할까 싶다. 빠져든다. 언어의 차이인가? 그건 아닐 텐데. 흠 일단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한 티가 나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도 동문서답을 하지 않는다. 대단하다.

  1. Liposome 이용한 drug delivery strategy. Endocytosis가 아닌 membrane fusion pathway로 가서 약물을 intact 하게 전달하는 것. 여기서 암세포에 대한 선택성을 주는 걸 연구하는데, tumor microenvironment에 많이 발현되어 있는 protease를 활용하여 activation 시켜 들어가는 방식. Small molecules뿐만 아니라 antibody, mRNA 같은 경우도 gel에 먼저 넣은 다음 그 gel 자체를 싸서 넣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음.
  2. Beta-lactamase inhibitor에 대한 medichem 연구. X-ray crystallography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3. Cell-Cell interaction을 proximity labeling으로 연구. 원래 Co-IP, Fluorescence 이용했는데, 이건 low throughput이고 PL은 high. 근데 cell-cell interxn은 연구하기가 까다로운 게, 기존의 항체를 이용한 방법은 단일 세포에 대한 연구는 쉬운데, 상호작용을 하는 두 세포의 synapse를 연구하기는 매우 까다로움. 결합을 안 하는 쪽에도 항원이 발현되어 있으면 거기도 labeling이 되고, 혼자 떨어져 있는 세포에도 labeling이 되니까 노이즈가 굉장히 많아짐. 그래서 생각한 전략은 특수한 lipid layer를 바닥에 깔고, 거기에 photocat. 과 conjugation된 항원을 박은 다음 원하는 cell을 붙인 뒤(liner 하게, 단단하게 다 붙는다고 한다) 빛을 조사하여 연구하는 테크닉을 개발하고 있다고 함. Immunosynapse 연구에 적용.



이걸로 오늘의 일정은 끝이 났다. NSO 주최한 학생대표가 1일차 Panel wrap-up 한 것이 있어서 올려본다.

  1. Talk to PIs during your rotation if things don’t work out or if problems arise
  2. Hang out with your cohort
  3. Try to diversify and explore new things rather than sticking to what you already know



동기와 친해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일정 이후에 대부분이 brewery를 간다고 했는데, 나는 말을 점심시간 이외에는 그리하지 않았음에도 너무 지쳐가지고 집에 갔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겨우 말이 들리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되었나 보다. 특히 발표를 보고 나니 저걸 1주일 안에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함이 엄습한 것도 작용을 했을거다. 그리고 맥북을 쓸 줄 모르니 아이디어를 잘 적고 싶어도 효율이 떨어져 빨리 나부터 적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저널클럽 논문도 내 백그라운드가 전혀 아니라 (De novo protein synthesis) 다 못 읽기도해서 도망치듯 집에 왔다.

주말에 친구가 나파밸리에 가자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와인 농장 투어를 예약해 준 친구에게 한국의 카카오페이 같은 Venmo를 통해 돈을 보냈고, 맥북 공부를 했다.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던 PDF 편집 프로그램인 PDF-XChange가 Windows에서만 작동해서 난감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찍먹하며 2시간 동안… 시도한 끝에 결국 Mac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Preview 앱으로 종결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PDF-XChange에서 설정해 놓았던 텍스트 강조 및 밑줄 기능의 단축키를 찾고, 이를 Preview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다양한 색으로 강조할 수 있는 단축키를 찾아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단축키 설정 옵션을 제공하지 않아서 장장 한 시간을 더 찾아보고 나서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그 후에는 배정받은 논문을 읽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았고, 내가 인생 책이라고 생각하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실천하며 살겠다고 다짐한 만큼, 동기 16명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잤다. 신기하게도 한국어 이름보다 외국 이름이 더 잘 외워졌다. 특징이 더 명확해서 그런 걸까?



Tuesday, August 27


NSO 2일차.


요렇게 시작 30분 전에 베이글, 커피와 차를 가져다준다. 사실상 아침 점심 모두 제공해 주는 것이다. 맛은 뭐 그냥 베이글, 커피다 ㅎㅎ 확실히 이름을 외우니 자신감 있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다고 느꼈다. 그다음은 힘들지만 ㅋㅋ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09:00 – 10:00 : Navigating Rotations (Panel)

날씨가 좋아서(사실 계속 좋다) 강의실이 아닌 건물 외부 계단에서(곧 사진 나온다) 진행했다. 로테이션 관련해서 여러 조언을 해주었다.

  • 중요한 것은 성과를 내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 연구실이 맞는지를 봐라. 사람을 봐라.
  • 10주 이하로 나눠서 여러 개 하는 것은 안된다고 한다.
  • 그곳에서 로테이션 한 동기들 혹은 직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 공동 지도는 정말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다. 즉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 주제가 반드시 두 명의 교수, 연구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게 아니면 매우 바빠지고 완성도 있는 연구를 하기 어려움. 몸이 2개가 아니니.
  • 단지 스킬을 배우는 것으로도 괜찮은 로테이션이다. 무서워하지 말고 해보고 싶었던 것에 몸을 던져라.



나는 저번에 얘기했던 교수님 연구실에서 Fall 로테이션을 하고, 그다음 남은 4명 중에서 2명을 선택해 차례로 할 건데, 벌써 마음이 기울긴 했다. 한 교수님은 내가 인터뷰 때 정말 정말 얘기도 재밌게 하고 (나중에 썰을 꼭 풀겠다) 내가 정말 이대로만 논문을 내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는 형식으로 논문을 내신 대가분이다. 나머지 한 분도 대가라고 할 수 있는데, 합성을 많이 하는 랩은 아니지만 약대 선배님께서 연구교수?로 계셔서 여쭤보았는데 단지 small molecules뿐만 아니라 peptides 쪽으로도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을 랩이라고 생각했다. 차근차근 연락을 드려봐야지. 나머지 두 분 중 한 분은 Genentech 초기 창립멤버로 잘 알려진 굉장한 분이나, 합성을 거의 하지는 않아서 지난주 뵀던 교수님과 공동지도를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로테이션을 생각했으나 그분이 이제 가시니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X, 마지막 한 분은 3월에 이야기 듣고 봤을 때 참 열정 넘치고 눈이 빛나며 능력도 있어 보였는데 임용된 지 갓 1년이 되신 분이라 여러 면에서 조금 부담이 있다.

10:00 – 11:00 : Introduction to Organic Chemistry

나보다 유기화학 수업을 많이 들은 사람이 있을까…? 화학부, 약대, 대학원까지 계속 유기 수업을 들었기에 미국 박사 유학 원서 준비할 때 수강 과목들을 적는란에 압도적으로 유기화학 쪽이 많았다. 뭐 진득하게 했다는 걸 좋게 봐주지 않았을까. 수업은 간단한 기초를 리마인드 하는 느낌이었고, 겨울 학기에 본격적인 수업(Chem244)이 진행된다고 한다. 나중에 Teaching Assistant를 약대에서 하거나 여기 CCB에서 한 학기 해야 하는데 나는 이 수업을 선택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가 잘 안돼도 동기들에게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왜 유기화학이 좋냐고 나한테 물어봤다. 내가 고민해서 내린 결론은, ‘외울 필요가 없다’이다. 이게 무슨 막말인가?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외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적다’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식물을 새로 발견했는데, 그 식물의 이름을 본인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하자. 만약 이 식물의 이름을 외워야 한다고 했을 때, 도대체 어떤 ‘논리적’연결 고리를 찾아서 암기를 할 수 있을까? 웬만해서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이 식물의 이름은 이거야.”에서 끝난다. 근데 유기화학은 다르다. A->B로 가는 반응이 있다고 했을 때, “이런 조건에서 A는 B로 변한다.” 라는 걸 외우는 게 아니라 왜 이런 조건에서 A가 B로 변하는지 이해한다면 어느 정도 머릿속에 선명히 기억이 남는다. 특히 그게 어렵다면 여러 과정을 반복해서 생각해야 하는데, 사실상 이게 암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나는 이걸 암기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리를 완성하는 게임이라고 느껴진달까. 기존의 지식을 쌓아 새로운 반응의 결과를 추론할 수도 있고. 뭐 하여튼 내 성격과 좀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메커니즘이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거나, 너무 수없이 많은 시약들을 접할 때는 외우려고 노력을 해야 되므로 싫어지기도 한다 ㅋㅋ

11:00 – 12:00 : Analytical Methods

석사 때 사실 부끄럽게도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거나 최신 기술과 장비를 써봤거나 하는 게 거의 없다. 많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뉴얼 아는 게 많지가 않다. 이 강연을 해준 학생은 Genentech에서 인턴을 여름에 했다고 한다. 나도 비자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꼭 해보고 싶다.

듣다 보니 느낀 게, 살기 위해서(알아먹기 위해서) 집중해서 듣다 보니 확실히 많이 쓰는 표현들이 트인다. 이것도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하고 계속 업데이트해보겠다. 단어와 표현!


12:00 – 13:00 : Lunch


앞에 Panel 때와 같은 장소 (Genentech Hall 외부 계단)에서 점심을 먹는다. 덮밥을 배달시켰는데 아니 불고기가 있지 않는가? 신나서 한국말로 불고기 불고기 했더니 얘들이 그렇게 좋냐며 웃었다 부끄럽네. 양도 엄청 많고 맛있었다. 아직 미국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한식이 벌써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점심시간은 충전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한 시간 동안 말을 해야 하는 시험의 장이기도 하다. 물론 재밌는 친구들이 얘기를 많이 주도해 주기도 하지만 어찌 듣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뻘뻘대며 어찌어찌 입을 놀리니 한 시간은 참 금방 지나는 것 같다. 언제쯤 농담을 편하게 던질 수 있으려나~



13:00 – 14:00 : Fun with Chimera

UCSF ChimeraX는 UCSF가 자체 개발한 분자 시각화 프로그램으로 Structure Guided Drug Design, Ligand-Protein Interaction, X-ray crystallography, Cryo-EM 등 다양한 구조 정보가 필요한 과정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깔끔한 Figure도 만들 수 있고, 구조활성관계 연구, docking까지.. 참 시연을 보면서 느끼는 건 이러한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단백질의 구조를 알아야 논리적으로 그 구조에 맞는 약물을 설계할 수 있으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의약화학에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긴 하다. 물론 이걸 더 잘하는 사람과 같이 연구해도 되겠지만.



요즘 느낀 건 세상에 너무도 많은 기술들과 정보가 있어서(또 AI가 미쳐날뛰고 있지 않는가.) 세상 그 누구라도 이걸 실시간으로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견문을 넓히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서 차근차근해 나가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을 막 채워 넣으려 하기보다는 내가 로테이션을 돌고, 실제로 학위 논문 과정 중에 조금이라도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 바로 손을 뻗어 공부할 각오와 유연성을 갖춰야 할 것 같다.

14:00 – 15:30 : Flash Talks

참 세상에는 재밌고 중요해 보이는 연구주제가 많다. 특히 마지막 연사분의 주제는 관심있었던 건데 아쉽게도 그 방에서 합성 자체는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Chalk Talks 형식으로 진행한 분이 있었는데 조언을 주신 부분이, 내 가설이 틀렸을 경우 어떻게 할 건지 반드시 미리 대비하라는 것이었다.

  1.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of KDM5
    AIM 1 : Synthesis and screening of KDM5 degrader / AIM 2: Phenotype, Biological evaluation of KDM5 degraders
  2. DHH1 -> Stabilize mRNA
    Effect on EDC3 on DHH1 (activity)
    Effect of condensate on DHH1
    Effect of DHH1 in decapping, deadenylation.
  3. KineTAC
    vs PROTAC (proteasome is only in cytosol), target extracellular protein
    PD-1, IL-7 -> immnoactivation
    PD-L1, PD-1, EGFR, VEGF tissue-specific AbTAC



끝난 줄 알았는데, Students Union (학생 노조) 설명회가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끼린 다 합작하고, 운영에 순수하게 학생들이 내는 돈만 들어간다. 정말 회사같이 노조가 강력해서, 최근 3년간 stipend(생활비)를 14% 정도 끌어올렸다고 한다 (우리 프로그램 기준) 그래서 10월 1일부터는 달에 4184$을 받는단다. 1년으로 따지면 5만 불 정도이고, 이중 1.44%를 조합비로 가져간다는데 충분히 낼만한듯해서 우리 코호트도 거의 다 가입한 것 같다. 나도 했다. 덕분에 생활비 잘 받는데 ㅎㅎ.. 미국은 참 이런 게 어찌 보면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나라인 건 같다. 개인의 권리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의 대학원 생활과는 많이 다른게 벌써 느껴진다.


오늘의 NSO panel recap

  • Talk to students (upper years or even other programs!) to get ideas on where to rotate
  • Don’t be scared to diversify and try something you’ve never done before
  • Focus on more than just the science, also learn about how people are in the lab



오늘 느낀 점은 정말 하나같이 누구도 빠짐없이 발표를 정말 잘하고 연구에 매우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적어도 얘기한 친구들, 연사들은 그랬다). 내용을 떠나 본인들이 하고 있는 일의 의의와 내가 맡은 바, 앞으로 어떻게 이 연구를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참 멋있어 보였다. 나도 5년 6년 뒤에는 저렇게, 특히나 영어로!! (원어민 수준은 꿈도 못 꿀 것 같고. 우리가 한국어로 시장통에서 말 뭉개가며 말하는 것처럼 될 순 없을 것 같다 ㅋㅋ) 내 생각을 느린 한이 있어도 명료하게 잘 전달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끝나고 오늘은 운동을 바로 다녀왔다. 근데 사람이 훨씬 많아서 적응되면 앞으로는 역시 새벽에 가야 할 것 같다. 집에 와서는 빨래와 청소를 하고, 또 택배를 까고… 잠에 들었다.



Wednesday, August 28


NSO 3일차.

09:00 – 10:00 : Fun in SF (Panel)

오늘은 아침을 먹고 9시에 딱 맞춰서 갔다. 그리고 매번 이 시간마다 자기소개를 한 번씩 다시 하는데, 이름, 어디서 왔는지, pronouns은 뭔지(나를 무엇으로 불러주는 게 괜찮냐는 가이다. He/Him, She/Her 요런 거) 말하고 마지막은 랜덤으로 생각나는 대로 주제가 정해진다. 좋아하는 동물은 뭔지, 평생 하나만 마실 수 있다면 어떤 음료를 택할 건지 등등 ㅋㅋㅋ 자기소개할 때마다 떨린다.


이번 시간에는 San Francisco 근처에서 뭘 하고 놀아야 할지, 어떤 레스토랑이 좋은지 등 학생 편의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UCSF Rec Pass가 정말 좋아 보이는데, 쉽게 말해서 1년에 79불을 내고,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에 무한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1년 차 때는 너무 긴장하지 말고 칠하게 시간 보내라고 한다 ㅎㅎ 제발 그랬으면! 아래는 오늘의 NSO panel recap이다.

  • Access the UCSF Rec Pass for organized camping trips, you can also go on kayak trips and other organized sports through the same website without purchasing the pass!
  • Don’t feel guilty to take breaks outside of the lab
  • Do all of the touristy SF things at least once (just so you can tell others you’ve done it >.<)
  • Even better if you do #3 as a cohort c:



10:00 – 11:00 : Drug Discovery

약대에서 배웠던 여러 개의 교양 내용을 아주 집약시켜 1시간 내에 따발총처럼 설명해 줬다. 참 대단한 친구다. 유쾌하면서도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이끌어서,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 강의 자료들은 전부 따로 받아볼 수 있다고 하니 이 부분은 나도 다시 한번 보고 저장해둬야겠다.

11:00 – 12:00 : Protein Engineering


배경지식이 없어 이해가 전부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배정받은 논문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데 중요해서 열심히 들었다. 사실 내가 배정받은 논문은 내가 관심 있는 연구실에서 나온 것이기도 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이제는 단백질을 무에서 컴퓨터로 창조해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실험으로 검증은 해야 한다).



12:00 – 13:00 : Lunch


3일째 되니 기 빨려서 사진을 대충 찍었다 죄송하다. 사진은 이래뵈어도 먹은 점심 중 제일 맛있었다. 잘 보면 단백질 종류만 4개..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다 있고 카레도 있고 짱맛있다. 다음 주에 있을 발표 준비로 밥을 후딱 먹고 1시 전까지 간략하게 ppt를 만들었다. 나 포함 세 명 다 computational biology에는 전혀 배경지식이 없어서 논문 해석에 어려움이 많다. 오후에 tutors들을 만나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위해 정리했다.

13:00 – 14:00 : JC work time

우리 팀이 배정받은 논문을 쓴 방의 4년 차 학생과 이제 막 들어간 2년 차 학생 이렇게 둘이서 JC presentation, Chalk Talks에 관한 질문을 받아줬다. 둘 다 정말 친절하다. 일단 지금까지 친절하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신기하다. 내용은 역시나 어렵다. 내가 맡을 부분은 어떻게든 팀에게 피해 주지 않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14:00 – 15:30 : Flash Talks

열심히 듣긴 했는데 이번엔 기억이 잘 안 난다. 필기한 것을 봐도 한 줄 정도. 그리고 내 관심사와 조금 멀게 느껴지는 분야고 배경지식도 없어서 듣는다 듣는다 해도 집중이 쉽지가 않았다. 참 이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맞는다는 것 같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저 사람이 왜 저걸 하고자 하는지, 어떻게 했는지, 결과는 어떤지, 미래 방향은 어떤지 정도만 알 수 있는 정도로 얕게 여러 개를 알도록 노력하긴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개강하고는 지겹게 세미나가 있어서 충분히 능력이 길러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일정이 끝나고 팀끼리 모여서 2시간 동안 발표 슬라이드 만들었다.. 정말 정말 말하기 힘들다 ㅋㅋㅋ 또 절반은 못 알아듣겠기에 미치겠다.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한테 피해줄 수 있다니까 팀플이라.. 정말 절실해지고 긴박해지네. 당분간은 운동 쉬고 발표 준비에 전념해야겠다. 불행 중 다행인지 첫 배경 부분을 맡아서 이해가 어렵진 않을 것 같고 스크립트 쓰고 통으로 암기해야겠다. 최대한 쉬운 언어, 문장구조로 가자. 집에 돌아와서 계속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팀원들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정말 따뜻하게 대답해 줬다. 힘이 좀 나는 것 같다. 친구들 말대로 시작한 지 영어로 수업 듣기 시작한 지 3일밖에 안됐는데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건 걸 수도 있다. 근데 다른 사람들이 너무 발표를 잘해서 그런가 ㅋㅋ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저녁 먹고 마지막으로 또 다른 튜터와 링글을 했는데 정말 재밌다. 1:1에 소리가 크게 명료하게 들리니 말하는 자신감도 생긴다.. 이게 빡세게 훈련하면 얻는 효과인가 ㅋㅋ 튜터는 샌디에고에 살고 총 4번 정도 한 것 같은데 똑똑하고 말도 잘 맞아서 서로 SNS 교환도 했다. 11월쯤 SF에 온다는데 시간 되면 보기로 했다. 뭐 내가 블로그를 쓴다니 응원을 많이 해줬다. 튜터 본인은 작가다 ㅋㅋ 이후 마저 논문 발표 준비하고, 블로그 나중에 쓸 걸 대비해서 좀 정리 좀 하고 잤다.



Thursday, August 29


NSO 4일차.

09:00 – 10:00 : Existing at UCSF (Panel)

중요한 주제인 의료보험 관련해서 설명을 들었다. 학교에서 다행히 많은 부분 지원을 해주고, 부족하면 장학 재단에서 별도로 주는 것도 있어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건강하게 지내고 다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또 로테이션 관련된 조언도 많이 많이 들었다. 이제 귀가 아플 지경이다. 아래는 오늘의 recap.

  • Schedule an appointment with health early so you can find a doctor when the need arises, AND GO TO THE DENTIST
  • Don’t be afraid to take up space and ask people for help when you need it (especially during rotations)
  • Your PI does not and should not be your only mentor, other graduate students and postdocs are great resources!



10:00 – 11:00 : Bioconjugation

ADC(Antibody Durg Conjugate)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정보. 전에 Korea-PBSS (Pharmaceutical & BioScience Society)에서 관련 강연을 들어서 이해가 수월했다. 화학과 생물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부분! 내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08년에 이미 site specific하게 항체에 약물을 붙이는 것이 가능했다니 참… 대단하다. 약물뿐만 아니라 면역 세포의 활성을 촉진시키는 분자를 연결하는 기술도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11:00 – 12:00 : Proteomics

Proteomics, 그중에서도 Chemoproteomics야 말로 Chemical Biology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야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라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지식 카테고리로).

12:00 – 13:00 : Lunch


보통 저런 식으로 배달이 와서 뷔페식으로 먹는다. Biryani라고 하는데, 볶음밥 두 종류와(닭고기, 비건) 샐러드, 후식으로 매우 매우 단 설탕에 절인 빵이 나왔는데 내 한국에서의 기억들에 근거하여 자신감 있게 베어 물었건만 웬걸 속이 너무 물렁했다. 내가 미국 와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없었다 ㅋㅋ



13:00 – 15:00 : First-Year Community Circle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었는데, 원형으로 둘러앉아 사람들이 차례대로 특정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진행해 주시는 임상 전문가 두 분이 계시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먼저,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물건을 가져와 그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야 했다. 나는 내 팔찌로 했는데, 이건 가족들과 올해 초파일에 절에 가서 받은 것이다. 이 팔찌를 찰 때 한 가지 소원을 빌고, 이 팔찌가 세월의 풍파를 맞고 자연히 풀릴 때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했다. 그다음으로 가장 편안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그룹이 어디인지,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두 가지 특성에 대해 말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동기끼리 어떻게 서로를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했다. 마무리로는 한 마디로 소감을 전했고, 이곳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한 단어로 적었다. 난 respect로 적었다. 우리 동기 모두의 단어를 모은 것이 저 사진. 크기가 클수록 여러 명이 적은 것!


다녀와서 밀프렙을 했고 (같은 건물 사는 한인 친구에게 계란 삶는 도구를 받아서 아주 유용하게 썼다.) 청소도 좀 하고, 마침내 내 체크카드를 찾았다. 솔직히 말해, 오늘까지 우편함을 확인할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ㅋㅋ 그리고 Fulbright에 입국 관련 서류도 제출했다.



그리고 동기들과 노래방을 갔다! 오늘 참 길다. 기숙사 한가운데 마련된 공터에서 술 좀 먹다가 갔는데, 한국과는 달리 저렇게 ㅋㅋㅋ 무대처럼 되어있다. 근데 노래 실력과는 상관없이 다들 재밌게 즐기는 게 보기 좋았다. 재팬타운이나 차이나타운에는 룸처럼 되어있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딱 봐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또 같이 가기로 했다. 정말 호응을 잘해준다.



Friday, August 30


NSO 5일차.

09:00 – 10:00 : Campus Tour

대부분의 CCB 연구실들이 있는 GH(Genentech Hall), BH(Byers Hall), CVRI(CardioVascular Research Institute)를 차근차근 견학하고 연구실 위치를 봤다.

10:00 – 11:00 : The Fun of Pushing Arrows


지난 화요일 유기 화학 강의 시간에 내주었던 숙제에 대한 답을 확인하는 시간. 원하는 문제를 칠판에 나가서 풀면 된다. 확실히 생물보다는 수월하다. OT 내내 강조하는 것이, 하던 것만 하지 말라는 것인데 참 이게 쉽지 않다. 나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을 계속 하고픈 마음이 있는데, 또 이거에만 빠져서 다른 것을 등한시하면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려운 것 같다. 다만 내 박사과정 학위에는 유기 합성이 들어가게 하고는 싶다. 가급적 너무 쉽지는 않게.



11:00 – 12:00 : Fun in Structural Biology

구조생물학에서 high resolution으로 단백질 구조를 볼 수 있는 여러 기술들을 소개해 주셨다. 특히 장점, 단점 비교한 슬라이드는 꼭 머릿속에 박아둬야 할 듯. 저번에 ChimeraX에서도 느낀 게 필요하다고 느낄 줄 알고, 이를 느꼈을 때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언제든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CryoDRGN (Cryo-Deep Reconstructing Generative Networks) : Neural networks for particle motion and structure 
  • CryoET(Cryo-EM Tomography)



12:00 – 13:00 : Lunch

Empanadas라고 하는 속을 채워 넣은 빵. 종류가 9개나 있었다. 2개만 가져가라 했는데 못 듣고 3개 가져온 건 함정(물론 뒤에 엄청 남아서 다들 3-4개씩 먹긴 했다). 나름 괜찮았음!

13:00 – 14:00 : Mental Health (Panel)


미국, 아니 적어도 이곳에서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거나 상담을 받는 일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심지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일정을 잡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한다고 한다. UCSF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니 나도 적극적으로 살펴봐야겠다. 아래는 오늘의 panel recap이다.

  • You will need to go through UCSF health services for referrals to external medical care if you are on the UCSF health insurance policy
  • Please take care of your mental wellness early and often!
  • Open lines of communication will help ease any pains you may experience with any PI



14:00 – 15:30 : Flash Talks

좀 아는 것들이 많이 나와서 이해가 수월했다. 특히 두 번째 학생은 관심 있는(있었던?) 교수님 방의 첫 번째 대학원생으로 현재 3년 차이다. ADCs, UPS, TF inhibitors 등 재미있는 연구를 하긴 하는 것 같다. 우리 동기 중에 MD/PhD가 한 명 있는데 (학부 졸업하고 지원해서, 2년을 의대에서 공부하고 4년을 박사과정을 하며, 다시 남은 2년 의대 공부를 한다고 한다. 엄청나다) 이 친구가 의대 2년 차에 로테이션을 전부 끝내고 이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갔다. 나도 참 좋은 분이라고 생각하나 저번에 말했듯이 시작한 지 너무 안되어서 복불복인 것이 크다.

16:00 – : CCB Happy Hour

교수님과 재학생들이 다 함께 신입생들을 환영해 주는 자리이다. 관심 있는 연구실에 막 들어간 윗학년 선배와 얘기를 했는데 진짜 재밌게 느껴졌다. 첫 로테이션은 다른 연구실로 거의 정해져서 이분께는 천천히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인기가 엄청 많아서 미리 연락드리는 게 낫다고 한다. 적어도 다음 주에는 메일을 드려봐야겠다.



Saturday, August 31


나파 밸리(Napa Valley)에 있는 KENZO 와이너리 투어 가는 날. 처음 온 날 차로 픽업해 준 친구와 그 친구가 보스턴에 있을 때 알게 된 두 분, 총 4명이서 갔다. ‘무봉리’라는 곳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국밥, 순대, 감자탕 뭐 웬만한 한식은 다 있다. 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온 지 2주도 안된 나에게는 그냥 맛있다 수준이었다. 그래도 양은 엄청 많았고, 미국에서는 한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든든하게 잘 먹고 출발했다.


나는 와인에 대한 조예가 전혀 없어서(사실 맛도 잘 구분 못한다) 와이너리 투어는 당연히 처음이었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한 번쯤은 가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날씨가 정말 미치게 좋아서, 후반에 야외에 있는 소파에서 여러 와인을 맛볼 때 기분이 정말 정말 좋았다. 아주 여유로운 느낌을 즐기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 결혼, 미국에서의 삶 등 다양한 얘기를 했다. 와인을 직접 만드는 과정은 아쉽게도 보지는 못했으나, 시설과 저장 공간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들었고 유익했다. 내 생각보다 훨씬 엄격하게 품종을 관리하며 정성을 다해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이 대단했다. 수확까지 2년을 기다리고, 추가로 n년을 숙성하고… 대단하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이 와이너리의 주인이 ‘스트리트 파이터’ ‘레지던트 이블’ 등으로 유명한 일본 비디오게임 회사 캡콤(CapCom)의 CEO 쓰지모토 겐조라는 것!


투어가 끝나고 주변에 치즈로 유명한 마켓이 있다고 해서 들렸다. 확실히 여기서 저렴한 와인을 먹으니 차이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굳이 술을 꼽자면 맥주 파인 것 같다 ㅋㅋ 술이 약하기도 하고 부담도 없고. 저 플래터는 정말 미치게 맛있었다. 놀라울 정도. 왜 미국 사람들이 치즈에 죽고 산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어느새 시간을 보니 돌아가면 저녁이 될 것 같아 저녁까지 같이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나파 밸리에서 샌프란까지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미국 기준으로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나 아직 한국 한국 한 나에게는 길다고 느껴진다. 그전에 잠깐 야경 명소를 들려서 사진을 찍었다. 3월에도 온 곳인데 여전히 아름답다.



저녁은 친구가 찾은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Sotto Mare – 552 Green St, San Francisco, CA)이 있어서 여기서 먹으려고 했다. 친구는 차를 댈 장소를 알아보느라 우리를 미리 내려줬는데, 셋이서 당당하게 줄을 서서 30분쯤 기다렸을 때 친구가 와서 말했다. “여기 맞아?” 당연히 여기 맞지 않나 생각했는데 아뿔싸 바로 옆 가게였던 것이다. 아주 교묘하게 색상과 배치를 통일해두어서 마치 두 장소가 같은 가게인 줄 착각했었다. 셋이서 30분을 다른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니 친구는 얼마나 어이없었을까 ㅋㅋㅋ


이제 거의 문 닫을 시간이 되어서 그냥 여기서 먹기로 했다. 정말 헷갈릴만한 게 저렇게 테이블 바로 옆에 Sotto Mare라고 붙어있기까지 하다 ㅋㅋㅋ 다행히도 음식은 나쁘지 않았고, 특히 아래 중간에 보이는 Cioppino는 따뜻하니 괜찮았다. 그래도 다음에는 원래 가고자 했던 곳을 가보고 싶다. 거의 밖에서 14시간을 있었더니 집에 들어와서 씻고 바로 뻗었다. 먼 길 운전해 준 친구에게 감사하다.



이번에도 생각보다 시간이 정말 많이 들어갔는데, 역시 초반이라 모든 게 새로워서 그런 것 같다. 한 몇 달 지나면 새로운 게 거의 없어서 급격하게 글이 줄어들 것 같은데 ㅎㅎ 그때는 이제 포스팅하기로 했었던 것을 조금씩 써보면서 추가로 글을 올려 보겠다. 일단 적응하는 게 먼저이기도 하고, 언제라고 딱 기약을 하지는 않겠지만 꼭 올려볼 것이다. 다들 별 탈 없이 행복한 한 주를 보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