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미국 박사 유학 9주차 10/13/2024 ~ 10/19/2024

미국 박사 유학 9주차 10/13/2024 ~ 10/19/2024

  • Post category:Daily Life
  • Post last modified:October 21, 2024
  • Reading time:12 mins read

조금씩 적응 중



Sunday, October 13

오늘도 아침에 운동을 다녀오고, 블로그 쓰고 나머지 공부를 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모자라서 biology bootcamp까지는 들을 시간이 없어서 다음 주에 천천히 들어야겠다. 집안일도 끝냈다. 일요일에는 밀린 일들과 집안일을 하다 보면 금방 끝나버리는 것 같다… 2주마다 머리를 직접 잘라서 그런 것도 있겠다 ㅎㅎ 청소할 때는 팟캐스트를 들으니 나름 시간 잘 가고 할만한 것 같다. 로테이션 관심 있는 교수님과의 약속도 잡았다. 다음 주 화요일에 뵙는데, 이번에 대학원생을 많이 받아서 내년에 더 추가로 받을 수 있을지는 grant 통과 여부에 달려있다고 한다. 즉, 로테이션해도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ㅠㅠ 그래도 연구 자체는 내가 흥미로워하는 부분이고, grant가 떨어져도 director에게 같이 잘 말해볼 수도 있다고 해서 일단 만나기로 했다. 저번 주 리트릿때 남은 음식을 많이 챙겨둬서 밀프렙은 다음 주 주중에 해도 될 것 같다!




저녁에는 친구와 학교 24시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다. 3월에도 갔었던 Dumpling Time에 가서 여러 가지 메뉴를 포장해서 잘 먹었다. 다만 조리가 한꺼번에 들어간 게 아니어서(둘로 나눠서 주셨다) 처음 받았던 메뉴들은 많이 식어서 아쉬웠다. 친구들이 차이나타운에 있는 유명한 딤섬집을 많이 추천해 줬는데 시간이 날 때 한 번 날 잡고 가야 할 것 같다😋


공부 내용을 계속 정리하다 보니, Wet lab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가르침이 크게 도제식에 의존하는 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분명 같은 실험을 전 세계 어디선가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주제가 같다는 게 아니라 protocol) 그걸 전 세계가 공유하는 클라우드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꾸준히 업데이트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한다. 모든 과학자가 reliable 하게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걸 쓰는 게 합의한 최선이다!라고 생각하며 시간 낭비 없이 바로 적용해서 실험할 수 있지 않을까? 각각에 대한 매우 상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영상도 찍어둔다면 전 세계적으로 대단히 많은 시간이 절약될 텐데. 분명 누군가는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실수도 또 하고… 사전에 이런 것들을 정리해 두는 archive가 있다면 이를 먼저 학습할 수 있기에 많은 부분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또 막무가내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닌 각 과정에서의 원리와 필요성에 대해 이해한 상태에서 실험하는 건 엄청 다르다고 생각하므로 요런 제도가 빨리 도입되었으면 좋겠다. 연구실마다 각자만의 방법이 있을 수가 있으나 그 와중에 또 사람마다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시스템을 만든다면 이를 담당하는 연구자들이 모인 기관을 두고, 그곳의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실효성을 검토하는 평가시스템도 갖춘다면 꽤 잘 돌아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Monday, October 14

오늘도 돌아온 Chembio 수업~ 오늘은 Integrating Cellular and Protein Engineering for Cancer Therapy: Life on the Frontier라는 주제로 CAR-T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시는 교수님께서 강의해 주셨다. 약대에서 5학년인가 6학년 때 조별로 바이오의약품학 발표할 때 CAR-T로 해서 그런지(그리고 나름 면역학 연구실에서 인턴도 했으니…) 새로운 기술을 막 쏟아내듯 발표하셨으나 나름대로 이해도 잘 되고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고형암에 관한 문제는 그때 조사하면서도 큰 화두였는데 여전히 지금까지도 크게 Quantum jump 하는 혁신은 없다는 게 신기하다. 그래도 굉장히 독특한 아이디어는 많았고, 임상에 들어간 것도 있다니 조만간 적응증이 폭넓게 확장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후 연구실에 잠깐 들렸다가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연구실로 향했다. 흠 본격적으로 연구실에 조인하면 도시락도 생각해 봐야겠다. 다음 주의 일정을 미리 전주 금요일에 포닥에게 미리 다 말해줘서 앞으로는 좀 더 효율적인 계획에 맞춰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지난주 잘 안되었던 Transformation을 이번엔 포닥이 아닌 내가 다시 처음부터 해보기로 했다. 아 앞으로는 실험도 간략하게나마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protocol은 크게 다른 게 없어서 연구 주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한 문제 없기도 하고 여기에 뭘 했는지 짧게 적어두는 게 나중에 돌아볼 때 좋을 것 같아서다 ㅎㅎ



Pipette를 쓴 게 언제 적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벌벌 떨다가 이내 곧 적응하긴 했다. Transformation을 마치고, Kanamycin agar plate에 overnight culture도 setting하고, 전주에 Transformation 한 것들의 DNA sequencing도 보냈다. 그냥 따라 하는 거라 지금은 뭐 어렵고 이런 건 없다. 다행히 잘나가는 랩이라 돈이 많아서 거의 모든 것들을 사서 쓰니 너무 좋다. 연구실 특정 공간에 용기를 사용 후 오전쯤 갔다두면 직원분들이 autoclave를 해서 점심 직후에 다시 가져다주시고, 쓰레기통도 주기적으로 비워주시는 분도 계시며, pipette tips도 빈 통만 갖다 놓으면 autoclave까지 해서 부족하지 않게 채워주신다. 아직 많은 종류의 supply를 쓴 건 아니지만 참 편하다. 연구비가 부족한 연구실은 이것저것 중요한 분석 장비가 없는 경우가 간혹 있어서 사정을 구하고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돈 걱정 없는 연구실에 들어가는 건 분명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실험 중간중간 protein purification을 위한 buffers도 만들고(근사한 pH meter를 썼다) Kanamycin solution도 만들었다.



퇴근 후에는 운동을 가고, 좀 졸리길래 다시 나가서 도서관에서 블로그를 좀 쓰다가 다시 들어왔다. 이게 주말에 하루는 날을 잡고 써야 하는데 과제도 있다 보니 많이 밀려버렸다ㅠㅠ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한인 친구랑 밥을 먹기로 해서 한국 식재료를 파는 Weee!라는 곳에서 김치를 포함하여 여러 개를 시켰다. 내가 김치를 막 찾아서 먹지는 않는데, 괜히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역시 신기한 미국생활 ㅎㅎ



Tuesday, October 15

오늘은 수업 전 잠깐 연구실에 들러서 저번 주에 tansformation에 성공한 Glycerol E.coli stock을 일부 취해 큰 scale로 Bacteria culture를 하고 이후 부랴부랴 Chembio 수업을 갔다. 이번에는 Targeted Radiotherapy에 관한 수업이었다. 신기하게 이 분야는 현재 제약업계에의 뜨거운 감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닌 유럽이 전통적인 강자라고 한다. 1950년에 iodine based로 갑상선암에 쓰이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발전이 없다가, 최근 20~30년이 되어서야 halogen이 아닌 radioactive metal을 안정적으로 약에 응용할 수 있게 되면서 다른 적응증에 대해서도 약이 점차 개발되었다. 다만 여전히 FDA 허가된 약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기존 modality에 갖가지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어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어 여러 제약회사가 관심을 두고 pipeline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 이 교수님은 유기화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radiotherapy에 활용되는 radioligand를 design 하는 것은 의외로 medicinal chemistry가 상당히 관여한다고 한다. 직접 이 분야를 연구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미래에 또 다른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가려 한다.



이후 바로 QBC Journal Club 수업을 갔다. 두 번째 Biophysic 학생분이 발표한 게 우연인지 신기하게 De novo protein design에 관한 것이어서 재밌게 들었다. 역시 아는 것이 나오면 질문도 자신 있게 된다. 이렇게 보면 결국 영어 실력도 중요하긴 중요하지만,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게 먼저인 것 같다. 2년 차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연구실에 조인하고, 일정 수준까지는 좀 빡세게 달려서 궤도에 진입한다면 그 환경에 필요한 영어는 수월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아침에 Inoculate해서 만든 culture를 수업 후 expression 시킬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자라서 포닥이 대신 수업 중에 발현을 시켜줬다. 그래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집에 가고, biology bootcamp #1까지 들은 후 여유롭게 출근했다. 발현시킨 단백질을 purification 직전 단계까지 만들어 놓고(pellet 상태로 -80 oC 보관), 어제 Transformation 한 결과를 보고(여전히 2개 중 1개는 colony가 생기지 않았다…흠) overnight culture를 했다(큰 culture로 옮기기 전 중간 크기로). 처음 보는 기기들이나 과정은 확실히 사진을 찍어두면 기억이 선명하게 남는 듯하다.



이제 6시가 넘어야 퇴근을 하니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간다… Hub에서 공부를 좀 하다 집으로 가는 중에 달이 예쁘게 떠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저녁 먹고 드디어 블로그를 끝냈다. 한국이 16시간이 빠르다 보니 이러다가 한주가 끝나갈 때 그 전주 인사를 하게 될 것 같아서 언능 마무리했다 ㅎㅎ



Wednesday, October 16

오늘도 수업 전에 잠깐 가서 어제 밤새 배양했던 박테리아 mixture를 큰 곳으로 옮기면서 일부를 취해 Glycerol stock을 만들어 두었다(이러면 언제든지 transformation된 bacteria를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다). 이후 chembio 수업으로 Imaging CAR-T cell therapy with PSMA-targeted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주제로 동기들의 발표를 들었다. 생각보다 CAR-T가 나온지 오래 되었는데, in vivo에서 Real-time으로 check 하는 방법이 없다는 게 신기했다.



잠깐 computation subgroup meeting에 들어갔다가, 내 학생 멘토이자 현재 로테이션하는 연구실 4년 차인 CCB 선배와 점심을 먹었다. 40불까지 reimbursement 된다고 해서 둘 다 신나서 골랐는데, 연어와 아보카도가 들어간 캘리포니아롤과 추천받은 음료를 먹었다. 이후에는 여섯 시까지 열심히 실험했다. Protein purification 드디어 해봤는데, 생각보다 별것 없었다. Design 한 protein은 His tag를 달고 있어서, Ni를 이용한 affinity 컬럼으로 했는데 뭐 신기할 건 없었다. 그냥 화학이든 생물이든 성과를 뽑아내려면 labor intensive 한 건 매한가지인 것 같다. 근데 돈으로 쉽게 대체 되지 않는, outsourcing을 하기 까다로운 것을 해야 할 것 같기도…. 근데 힘들고 하기 싫을수록 AI 시대에 가장 나중에 대체될 것 같기도 하고 흐…ㅋㅋ 복잡하다. 이후엔 아침에 옮겼던 박테리아를 사수가 점심시간에 단백질 발현을 시켜줘서, 이걸 일단 pellet 상태로 -80 oC에서 보관해 뒀다. 벌써 화학 실험을 안 한 지 2주가 넘어간다. 근데 하나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둘 다 할 줄 아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사실 실험 자체는 그냥 protocol대로 하면 되어 전혀 어려울 건 없다. 익숙해지는 데는 그냥 시간문제일 것 같다.



퇴근 전에 지금까지 했던 실험 필기를 좀 정리하고, 이후 조금 늦게 운동하러 갔다. 어제 하루 운동 안 갔다고 뭔가 기분이 가라앉았었는데 역시 다녀오니 좋다. 다만 집에 오면 뻗고 싶은 게 문제라 바로 씻고 밥 먹고 다시 나갔다. 침대가 바로 뒤에 있는 집에서 저녁을 알차게 쓰기란 (적어도 나에게는) 힘들기에 나가는 게 최선이다. 1시간 정도 과제를 좀 하고 다시 돌아와 일찍 잠에 들었다.



Thursday, October 17

아침 일찍 연구실에 출근해서 SDS-PAGE(protein이 제대로 분리되었는지 정성적으로 확인하는 방법)를 배우고, GRAD 202를 들으러 갔는데 수업이 비대면 사전녹강이었다… 하하. 연구실로 다시 돌아가서 거기서 듣고 assignment를 ChatGPT의 도움으로 끝내고 ㅎㅎBBC seminar를 들으러 갔다. 오늘은 Rockefeller University의 Tarun Kapoor, Ph.D. 께서 Chemical biology of ATPase mechanoenzymes에 대해서 강연해 주셨다. 보통 protein을 target 하는 small molecule을 생각할 때 당연하게 monomeric protein을 생각하게 되는데, multimeric의 경우라 고려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또 요즘은 한 protein을 생각하기보다는 protein-protein interaction을 조절하는 것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어딜 가든 그걸 하는 사람이 있다😅 undrugabble한 target을 간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해서 펀딩도 잘 받는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실험실로 향해서 SDS PAGE 결과를 확인하고 buffer exchange로 과량의 imidazole을 제거해서 순수한 protein만 얻어냈다. Nanodrop으로 농도까지 쟀는데, 생각보다 너무 낮게 나와서 당황했다. 포닥도 이유를 몰라서 둘이 고민하다 UV로 다시 찍어보기로 했는데(교차검증) 다행히도 분리 용기 바닥 부분에 농축되어 있었고, 다시 재니 정상적인 수율이 나왔다! 이제 슬슬 다시 화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ㅋㅋ. 오늘은 다섯 시 반에 또 BP/CCB Pizza talk이 있기에 후다닥 어제 준비해 두었던 pellet에서 단백질 분리도 마치고, 동시에 SDS PAGE까지 했다. 근데 웃긴 건 30분 채 되지 않아 band가 사라졌는데, 포닥도 나도 이유를 몰라서 다시 하기로 했다(포닥이 전에 했던 게 3개월 전인데 기기가 바뀌어서 아마 Voltage가 너무 컸다고 생각하고 있다).




Pizza talk는 이름에 걸맞은 피자가 처음으로 저녁 메뉴로 등장했고 ㅎㅎ, 패널로는 CCB 교수님들이 오셔서 그런지 더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한 교수님은 본인의 연구로 또 임상 3상까지 화합물을 보낸 경험이 있어서 관심 있게 봤던 교수님 중 한 명인데, 말도 재밌게 참 잘하셨다. 다음 주 Stanford Chemical Biology Symposium에도 연사로 오신다니 강연이 기대된다. 퇴근하고는 금요일까지 Chembio 수업 proposal 초안 작성을 해야 해서 곧바로 hub로 향했는데, 새벽 1시 넘어서 까지 있었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Title은 잘 정한 것 같은데, Independent 한 aim 1, 2를 생각해 내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grant 쓸 때 분명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해본다.



Friday, October 18

아침 일찍 로테이션 관심 있는 교수님을 뵈었다(아 원래 화요일이었는데 미뤄짐). 저번에 말했듯이 Grant 결과에 따라 추가로 학생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이 나서(2년밖에 되지 않은 랩이다), 봄 학기까지 기다려보고 최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들은 후 결정하기로 했다. 연구 자체는 정말 흥미로운 주제가 하나 있어서 사실 조인하지 않더라도 해보고픈 마음도 있다. 도대체 저런 생각은 어떻게 하는지,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어 보고 싶다. 또 내가 궁극적으로 들어가고 싶은 랩과 실험 기술이 겹치기도 하고, 해서 나쁠 건 없다는 느낌? 아직 확실히는 모르겠다 ㅎㅎ 사실 되기만 한다면 저번에 뵈었던 교수님 방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는 있고, 마지막 로테이션은 이분 아니면 내 academic advisor 연구실에서 하게 될 것 같다.



바로 Chem 223 수업을 들으러 갔다. 첫 학생의 PI는 내 academic advisor라 chemoproteomic관련된 흥미로운 연구(Elaboration and understanding of oxazolidinone context-specificity)를 발표했다. 역시 structural information이 밝혀지면 수없이 많은 연구의 물꼬가 트는 것 같다. 다음 학생의 PI는 내가 지금 가장 들어가고 싶어 하는 교수님이었고 MHC에 관한 굉장히 흥미로운 연구(Small molecule glues for neoantigen peptide MHC presentation)를 하고 있었다. 확실히 현재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는 publish 된 것(그게 최신이라 할지라도)과 비교했을 때 생각보다 발전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에 흥미로운 결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은 후 실험실로 출근해서 오랜만에 화학실험을 했다. 지금까지 시도했던 게 잘 안되었었는데, 이번에 substrate를 바꾸고 cobalt 촉매도 정확히 논문에 나와 있는 것으로 해서 재현에 성공했다. 참 미묘한 차이인데 Reactivity가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포닥이랑 나랑 가능한 가설에 대해 생각해 봤지만, 지금으로서는 design 한 protein을 빨리 반응에 접목하는 게 중요해서 파고들지는 않았다. 하여튼 문제가 생겼을 때 가설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생각해 내서 뚫어내는 건 참 재밌는 것 같다. Gel도 running time을 많이 줄이고 다른 chamber를 이용해서 잘 얻어냈다. 그리고 proposal 어찌어찌 완성해서 냈다. 사실 초안을 작성하는 거라 피드백을 여러 번 받고 완성하는 거긴 한데 참… 갈 길이 멀다. 예쁜 하늘을 보며 퇴근하고 저번에 Weee!에서 시켰던 것들을 가지고(각종 과자도 시켰다)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왜 찾아보면 미국에서 특이한 한국 음식, 과자가 많을까? 사실 한국에서는 관심이 없어서 안 찾아본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Saturday, October 19



동기들과 Half Moon Bay에서 열리는 Pumpkin Festival에 다녀왔다. 가는 길, 오늘 길 모두 엄청나게 막히는 순간들이 있었지만(특히 나갈 때는 농담이 아니라 앞을 기다리느라 50분 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래도 끝내주는 날씨에 맛있는 것, 볼 것도 많아서 정말 재미있었다. 가는 길에는 벌써 귀여운 크리스마스트리를 판매하고 있었고, 목적지에 다다르자 길거리에 널린 호박들이 반겨주었다. 이 지역에서는 1년에 딱 한 번 양일에 걸쳐서 열리는 행사라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할로윈 코스튬을 입은 사람이 굉장히 많았고, 귀여운 동물들도 많아서 재밌게 구경했다. Pumpkin Pie, Icecream, Soup 맛있는 음식들도 한가득이어서 배도 든든했고, 각종 수제 인형과 예술품들, 길거리 공연과 Pumpkin carving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특히 조각하시는 분의 분위기도 멋있었고 옷차림이 정말 딱 축제에 걸맞아서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다. 아쉽게도 조각은 할 기회가 없었는데, 집에 가는 길에 동기가 호박 10개!를 샀다고 해서 ㅋㅋ 아마 다음 주에 모여서 각자 창의적인 조각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넓고 맑은 해변을 따라 여유롭게 돌아오고, 왜인지 잠이 쏟아져서 바로 뻗어버렸다.



거의 자정쯤에 일어나서 미뤄뒀던 냉장고 대청소를 했다. 베이킹 소다를 사서 뒀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사라지지 않는 냄새가 계속 나길래 이번 주에 꼭 청소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모든 걸 다 들어내고 새것보다 깨끗하게 잘 닦았다. 알고 보니 벌크로 식재료를 사다 보니 음식물을 흘렸을 때 잘 보이지가 않아서 방치되었었고, 냄새가 나지 않았나 싶다. 더 주기적으로 꼼꼼하게 봐야겠다. 사진을 정리하고 블로그를 조금 쓰다가 다시 또 잠에 들었다.



외국 경험이 없는 데다 썩 이르지 않은 나이에 미국 박사 유학을 와서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활발하고 긍정적인 동기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얘들이 참 착하고 여기저기 많이 데려가 줘서 항상 고맙다. 여러분도 혹시나 주변에 외국인이 있다면, 그들의 고충을 한 번 공감해 주려 노력해 보고 잘 대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