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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 12주차 11/03/2024 ~ 11/09/2024

  • Post category:일상
  • Post last modified:November 11, 2024
  • Reading time:21 mins read

QBC Retreat!




Sunday, November 3

Daylight Saving Time (DST)이 끝나 한 시간 더 잘 자고 일어났다. 항상 헷갈리는 부분인데, 상대적으로 여름에 해가 뜨는 시간이 겨울에 비해 일러서 원래 시간보다 1시간 더 당기는 것(예를 들어 오전 6시 -> 오전 7시)으로 이해한다. 저녁 시간대에 해를 받는 시간이 늘어나고, 뭐 에너지 보존 등의 효과가 있다는데 논란도 많다. 자세한 것은 o1-preview가 찾아준 아래 내용을 참고!



Daylight Saving Time (DST), often referred to as “summer time,” is a practice in the United States where clocks are set forward by one hour during the warmer months. The primary reason for this adjustment is to make better use of daylight during the evenings and to conserve energy.

Reasons for Daylight Saving Time in the U.S.:

  1. Energy Conservation: Originally, DST was implemented to reduce energy consumption. By extending daylight hours into the evening, the need for artificial lighting is decreased, theoretically saving electricity.
  2. Economic Benefits: Longer daylight hours can boost economic activity. Retailers and businesses benefit from people having more time after work to shop and engage in leisure activities.
  3. Public Safety: Extended daylight in the evenings is believed to reduce traffic accidents and incidents of crime, as more activities occur during daylight hours.
  4. Health and Recreation: Longer evenings encourage people to engage in outdoor activities after work, promoting a healthier lifestyle.

Observance in the U.S.:

  • Start and End Dates: In the U.S., DST begins on the second Sunday in March and ends on the first Sunday in November.
  • Time Adjustment: Clocks are set forward by one hour in March (“spring forward”) and set back by one hour in November (“fall back”), returning to standard time.

Controversies and Criticisms:

  • Health Impacts: Critics argue that the time shift can disrupt sleep patterns, leading to negative health effects.
  • Questionable Energy Savings: Some studies suggest that the actual energy savings are minimal or non-existent.
  • Inconsistency: Not all regions observe DST uniformly. For example, Hawaii and most of Arizona do not participate, leading to confusion.



다음 주 토요일에는 8km 러닝을 하기로 해서 연습 겸 5km 러닝을 하고 왔다. 30분 이내에 들어오긴 했는데 이 pace를 유지해서 1시간 뛸 수 있을지 확신은 없다. 그래도 미국 오기 직전에 뛰었던 것보다는 Cadence를 신경 쓰니 훨씬 수월하고 무릎이나 발목도 괜찮은 느낌이다. 코스트코에서 산 바질페스토를 토스트에만 곁들여 먹었는데, 이번에 파스타에도 넣어봤더니 꽤 괜찮다. 닭가슴살 통조림도 아주 간편하고 성분도 좋아서 또 구매할 예정이다! 참치 통조림도 괜찮긴 한데… 닭가슴살이 더 맛있기도 하니 더 비싼 옵션을 굳이 택할 것 같지는 않다.

머리를 이번엔 6mm로 밀어버렸다(이제 해탈해서 뒷머리 좀 파먹은 것 같아도 그러려니 한다). 생각보다 그리 짧은 느낌이 들지는 않고 딱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정착하고자 한다. 앞머리는 역시 2inch보다는 더 길러야 할 것 같다 ㅋㅋㅋ. 몇 번 더 자르고 숯 치는 것도 좀 해보면 곧 기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한국에서 내가 머리를 까고 다닌 적이 인생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것 같은데, 은근히 생각보다 편하기도 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기에는 괜찮은 것 같아 나름대로 만족 중이다. 대청소를 하고 코스트코에 다녀온 후, 열심히 블로그를 쓰고 내일 Retreat 갈 준비를 하고 빨리 잠에 들었다.



Monday, November 4



QBC Retreat 1일 차!

Santa Cruz에 있는 Chaminade라는 숙소에서 2박 3일로 진행된 Retreat. 항상 Retreat이 뭔지 애매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GPT에게 확실하게 물어봤다. 근데 얘들한테 물어보니 보통 대학원에서 말하는 Retreat은 아래와 같은 정의(2, 3, 4)에 해당하는 때도 있긴 하지만 work Retreat이라고 해서, 연구 강연도 많이 듣고 포스터 발표도 하고 교류도 하는 준 학회의 느낌이 많다고 한다. 이번에 다녀오고 나니 지극히 공감 가는 바이다.

Retreat is a term that carries various meanings across different contexts, generally revolving around the concept of withdrawal or stepping back. Below are some of the common interpretations:

  1. Military Context: In military terminology, a retreat is the strategic withdrawal of troops from enemy forces or a battlefront. This can be to regroup, avoid unnecessary casualties, or reposition for a better tactical advantage.
  2. Personal and Spiritual Development: A retreat often refers to a period of seclusion for the purposes of prayer, meditation, or reflection. Individuals or groups might attend retreats to focus on personal growth, spiritual practices, or to disconnect from everyday stresses.
  3. Corporate and Team Building: Companies may organize retreats to bring employees together outside the usual work environment. These retreats aim to foster team cohesion, brainstorm ideas, and develop strategic plans in a relaxed setting.
  4. Wellness and Relaxation: Wellness retreats focus on activities like yoga, detoxification, or mindfulness to promote physical and mental health. Participants often visit serene locations to rejuvenate and de-stress.
  5. Environmental Science: In geology and environmental studies, “glacial retreat” describes the process of glaciers shrinking due to melting, often as a result of climate change.
  6. Psychological Withdrawal: On an individual level, a person might “retreat” from social interactions or responsibilities due to stress, anxiety, or the need for personal space.

Reasoning Behind Retreats:

Environmental Indicators: Observing glacial retreat helps scientists understand the impacts of global warming and climate change patterns.

Reflection and Growth: Retreats provide an opportunity to step back from daily routines to gain new perspectives, solve problems, or engage in self-improvement.

Strategic Advantage: In military or competitive scenarios, a retreat can be a tactical decision to improve one’s position.

Health and Well-being: With the rise of mental health awareness, retreats serve as a proactive approach to manage stress and prevent burnout.



Mission Bay에서 Santa Cruz까지는 차로 2시간 정도나 걸리는 먼 거리라, 가면서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 꽤 좋았던 것은 시간이 시간이다 보니 평소보다 깊은 얘기도 할 수 있었고, 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K-Pop list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해줘서 참 순식간에 지나갔던 것 같다. 도착해서는 저 위에 있는 일정대로 아주 빡빡한 교수, 학생들의 연구 발표를 들었다. QBC는 Chembio이외에도 BP, BMI, PSPG도 모여있어서 저번 symposium보다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도 발표를 다들 잘 준비해 오셔서 그런지 어떤 연구를 하려고 하는 목적성은 파악할 수 있었으니 된 걸로 하자 ㅎㅎ. 다행히 전반적으로 식사는 훨씬 괜찮아서, 점심을 맛있게 잘 먹고 또 열심히 강의 듣고…




사실 오후의 경력 개발 관련 시간은 1학년이기도 하고 과반이 넘는 사람들이 그냥 탈주를 해버려서 우리 동기들 전체도 그냥 다 나가서 산책을 했다. 산길을 걸으며 얘기를 많이 한 친구는 아침에 차를 같이 타고 온 친구 중 한 명이기도 했는데, 이 친구도 나랑 drug development에 관심이 아주 많고, 연구도 잘하고, 열정적이다. 이런 친구와 함께 같이 연구실에 들어가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의견 나누면서 학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후에는 방에 잠깐 가서 쉬다가 저녁을 먹고 포스터를 보러 갔다. 확실히 이 Retreat의 장점은 UCSF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라 상대적으로 저학년도 포스터를 발표할 기회가 많아서,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교수님의 대학원생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들 참 발표 잘한다!!! 빨리 나도 “나”만의 연구 주제를 잡아서 시간을 쏟아 넣고 싶은 기분. 포스터 시간 이후에는 CCB 선배가 한 방에서 파티를 연다고 해서 갔는데, 진짜 정신머리가 없었다. 뭐 생각해보면 20대 초반인 거니까(동기 중 가장 어린 친구는 무려 21살이다!) 그 열정이 이해되긴 하는데 나는 저렇게 놀고 싶지도 놀 자신도 이제는 없는 것 같다 ㅋㅋ 바로 방을 나와서 그냥 동기 몇몇과 함께 다른 방에 가서 잔잔히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Tuesday, November 5



Retreat 2일 차!

맛있는 아침을 먹고 오늘도 마찬가지로 점심 전까지는 여러 교수님과 학생들의 연구에 관해 열심히 들었다. 블로그를 쓰면서 다시 어떤 연구를 들었었는지 생각해 보는데, 확실히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핵심을 기억하는데 아주 좋다고 느낀다. 이 리조트는 탁 트인 전경이 참 마음에 드는데 밥도 든든하게(단백질이 항상 있다) 잘 나와서 행복했다. 식후에 드디어 CCB 1st year 단체 사진을 찍었다. 놀라울 정도로 예쁘게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 여기서는 발표할 때 말미에 보통 Thesis committee, Academic advisors, Lab members뿐만 아니라 동기들 사진도 넣는데, 참 보기 좋다. “관계”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느낌. 아마 역대로 가장 큰 코호트라 저렇게 잘 몰려다니는 걸 보면 다들 대견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점심 이후는 자유시간이라 Boardwalk를 놀러 갔다. 엄청 엄청 예쁘고 넓은 해변에 바로 간단한 놀이공원이 붙어있는 느낌이랄까. 지금은 여름이 지나서 닫아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성수기에는 꽉꽉 들어찬다고 한다. 높게 올라가는 기구에서 탁 트여있는 해변을 보면 그것만큼 좋은 게 더 없다고. 맑은 날씨, 시원한 바람, 텅 빈 예쁜 해변. 기분이 안 좋아질 수 없었다. 좀 걷다가 가져온 타월에 몸을 뉘어 눈을 감고 둘러앉아 얘기하고 여유를 더 즐겼다. 시간이 좀 남아서 시내에 가보기로 했다. 샌프란보다는 확실히 붐비는 느낌이 덜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었다. 친구가 강력 추천한 쿠키, 아이스크림 가게(Pacific Cookie Company – 1203 Pacific Ave, Santa Cruz, CA 95060)에서 쿠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먹었는데(민초 쿠키 + 민초 아이스크림 + 피넛 버터 쿠키) 맛이 돌아버렸다. 거기에 SF보다는 확실히 더 저렴한 것 같고! 행복하게 먹으며 다른 가게들도 구경하고 돌아가서 저녁 전까지 좀 쉬었다. 기분 좋은 나들이였다. 나는 역시 춤추고 노는 것보다는 이렇게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며 얘기하고 맛있는 거 먹고 멋있고 특이한 것 보고…이런게 그냥 더 잘 맞는다.




확실히 이제 저녁 먹을 때쯤에는 해가 벌써 저물어간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탁 숨이 참아질 정도로 하늘이 아름다워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고, 여러 행사를 했다. 첫 번째는 미리 지원한 교수 – 지도 학생 pair로 3팀이 나와서 각자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그 답변이 일치하면서 맞으면 점수를 얻어 여러 질문 이후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팀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질문은 ㅋㅋ 학생에게) 교수님이 교수가 아니었다면 무엇을 할 것 같은지, 지금까지 낸 paper의 수는 얼마나 될 것 같은지, 박사 학위를 받은 곳은 어디며 학위 논문 주제가 뭐였는지였고 교수님에게) 학생이 금요일 저녁에 어디를 가 있을 것 같은지, 로테이션 때 했던 연구 주제는 무엇인지, 거의 들어갈 뻔한 “다른” 랩이 어디였을 거로 생각하는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였다. 확실히 다들 웃고 즐기는 거 보니 교수와의 관계를 비단 단순한 상하관계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더 명확해졌다. 재밌게 퀴즈를 보고, 2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장기 자랑을 봤다. CCB는 없었고(쩝) BP, PSPG + BMI 이렇게 두 팀이 동영상을 준비해 줘서 진짜 재밌게 봤다 ㅋㅋㅋ nerdy한 개그가 참 맘에 든다. 아 요즘엔 유머도 지능의 일부이며 개발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지는 것 같다. 재밌는 친구들은 확실히 밈도 많이 알고 있고 재밌는 환경에 본인을 더 많이 노출해서 자연스럽게 재밌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행사가 다 끝나고 파티가 있었는데 굳이 가지는 않았고 동기끼리 대선! 방송을 라이브로 봤다. 여기는 CA인 데다가 과학을 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지지하는 바가 명확했기에 분위기가 초상집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초콜릿 먹다가 버티다 좀 느낌이 안 좋아지자 그냥 다들 일찌감치 각자의 방에 돌아갔다. 나는 같이 방을 쓰는 친구와 함께 다음, 다다음 로테이션과 결국 어떤 곳에 들어가고 싶은지에 관해 얘기를 많이 나누다가 잠에 들었다.



Wednesday, November 6



Retreat 3일 차!

잘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곧장 체크아웃했다. 올 때와 같은 친구들과 차를 타고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연구 얘기를 많이 했다. 다음 학기에 로테이션 같이하는 친구도 있어서 어떤 프로젝트를 맡게 될지 등… 사실 오늘은 집에서 쉴까 했는데, 최대한 다음 주까지는 합성을 끝내야 해서 출근했다. 기존 Project는 잠깐 Hold 한 상황이라 언제 다시 시작할지 포닥과 다시 한번 얘기해서 확정하고, 새로운 물질의 합성을 시작했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전부 끝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 듯하다. 실험하면 장갑을 끼게 되는데, 수시로 벗고 끼고를 반복하다 보니 내 팔찌가 적잖은 고생을 했나 보다. 결국 끊어졌다. 내가 초파일에 빌었던 소원은 어떤 “순간”에 대한 것은 아니라 영원히 지속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퇴근 후에는 운동을 가고, 집에 가서 바로 잠에 들었다. 아무리 좋은 침대라도 익숙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자는 게 역시 최고다.

Thursday, November 7



바로 연구실로 출근해서 어제 걸었던 반응을 확인했다. 무난하게 잘 진행되어 workup까지 마치고 수업을 들으러 갔다. 흠… 앞으로는 선택인 수업들은 내 상황에 맞춰서 들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영어 듣기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참여해 보려 했지만, 분야가 너무 다른 경우는 실상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고(일단 이해가 어려우니) 무엇보다 집중이 잘 안된다. 일상적인 대화나 내 관심 분야, 아니 최소한 Chembio 내용이면 어떻게든 집중의 끈을 놓지 않고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대중들을 위한 평이한 강연도 아닌 전문적인 연구 발표에서 아예 다른 과의 내용을 듣는다는 게 참 쉽지가 않다. 물론 사전에 주제를 보고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것이면 가겠지만 앞으로는 무조건 가고 이러지는 않을 것 같다(실제로 오늘 원체 사람이 없기도 했고, CCB는 나와 동기 한명뿐이었다 ㅋㅋ). 다녀와서는 어떻게 TLC 하나에서 적절한 gradient 조건을 찾을지, dry loading에서 silica 양을 어떻게 reliable 하게 넣을지 등 공부를 많이 했다. 어느 정도 나름의 결론을 내린 후 crude mixture를 purify 했다. 써도 써도 참 강력한 기계인 것 같다. 좋다👍




이후에 수업을 가기전 NMR을 찍으려 했으나 일단 400 MHz부터는 GH에서 따로 허가를 받고 사용해야 해서 요청을 드렸다. 사실 화합물이 액체인데 뭔가 층이 나뉘어있는 것 같아서, mini workup으로 화합물이 잘 넘어오는 것을 확인한 후에 extraction을 다시 해서 찍어보자고 결론이 나서 어차피 내일 할 수밖에 없었다. Pizza Talk을 가서 지중해식 음식을 맛있게 먹고, 얘기도 잘 듣고(이 수업은 일상적인 대화와 질문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집중도 잘 되고, 듣기 연습도 된다고 느낀다 ㅋㅋ) 집에 갔다. 요즘 내가 원하는 연구실에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좀 되어서 금방 피곤해지는 느낌? ㅋㅋ 봄까지 해서 최소 9명의 로테이션 학생을 받고, 그중 많아야 2명을 뽑을 거라고 한다. 거기에 벌써 강력하게 들어가고 싶다고 어필하면서 자정까지 실험하고 종신하려는 친구들도 2명 이상 보여서, 내가 그들보다 잠재력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큰 것 같다. 합성은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나름의 확신은 있지만서도 생물은 전혀 아니며 무엇보다 소통의 문제에서 매우 부족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런 느낌이 드나보다. 뭐 별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해봐야지.



Friday, November 8



출근해서 어제 extraction 끝낸 화합물을 통해 NMR sample을 만들고 400 MHz를 찍으러 갔다. 한국에서는 같은 건물에 있는 데다가 솔직히 사용법이 굉장히 쉬웠는데 여기는 꽤 절차가 복잡하다. 알고 보니 software가 Topspin으로 썼었던 JEOL와 달라서 본격적인 acquisition 이전 과정들도 수동으로 해야 하는 듯싶었다. 근데 300 MHz보다는 기계가 훨씬 좋아서 뭐 편안하게 잘 됐다. 그리고 resolution은 분명 같은데 peak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느낌? 하여튼 좋았다. 색은 기존에 학생이 만들었던 것보다 탁하긴 하지만 NMR 상으로는 차이가 없어서 더 정제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실 최종 화합물이 아니면 purity는 생각보다 높지 않아도 무방할 때가 많다. 시간을 아껴서 빨리빨리 정제하고 다음 반응으로 넘어가는 게 나을 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impurity가 다음 반응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면 곤란하겠지만, 보통 그런 경우는 열이면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다. 특히 NMR이 주로 깨끗하다면 보이는 color에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다(Supporting information 쓸 때는 아니지만).



CChem 223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다시 연구실로 가서 예전에 -78 oC에 보관해 두었던 crude mixture를 분리했다. 내가 짠 Gradient를 가지고 분리를 했는데, 나름 빨리 화합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다만 멘토가 거의 유사한 Rf에 분리할 수 없는 side product가 있고 그걸 같이 받아도 다음 반응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해서 화합물을 포함한 스팟을 모두 모았다. 월요일 오전 일찍 다음 반응을 걸 예정. 조금 빡빡하게 일정을 잡아서 한 과정이라도 삐끗하면 하루씩 밀릴 수 있기에 다음 주에도 차분히 잘해야겠다.

퇴근하고는 친구와 운동을 같이하고, 나름 자주 가는 Spark Social SF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처음에는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썩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이번 Retreat에서 본 동영상에도 이 장소를 까는 부분이 있었다.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다고 ㅋㅋ 진짜 이 측면에서는 학부가 없어서 구내식당을 별도로 갖추고 있지 않은 점은 큰 단점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주로 밥을 집에서 먹어서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모종의 이유로 이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기분 좋게 식사를 해결할 곳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동기를 만나 잠깐 과제에 관해 얘기하고, Hub에 들렸다가 다시 기숙사 1층으로 가서 운동 같이한 친구와 또 다른 친구(BioE 박사과정 1년 차로 들어온 한국인), 셋이 함께 로테이션 관련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세 시간 넘게 한 것 같은데, 아주 도움이 되었다. 특히 로테이션 중에 어떻게 나를 각인시킬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얻은 느낌. 나는 연구적인 측면으로만 갈아 넣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3년 차 친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친분을 쌓고, exit talk에서도 내가 뭘 했는지만 너무 강조하기보다는 내가 왜 이 연구실에 관심을 가졌고, 그 이유를 확인하고자 어떻게 노력했으며, 내가 나중에 join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까지 나를 selling 하는 기회로도 활용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정말 고맙다.



Saturday, November 9

미국 박사 유학 런닝



오늘은 11시부터 SFKR K-RUN 행사가 있어서 한국인 박사과정 친구들과 함께 Alameda로 출발했다. 8월 15일 이후로 뛰는 행사?에 참여한 건 처음이라 긴장이 됐는데 엄청 뿌듯하게 잘하고 왔다. 일단 생각보다 한인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신다는 것에 1차 놀람, 그 중 마라톤을 뛰어 보신 분이 꽤 많다는 것에서 2차 놀람, 코스랑 날씨가 환상적이어서 3차 놀랐다. 확실히 예전보다 뛰는 연습을 왕왕해서인지 무난했고, 처음에 무서워서 12분 pace로 가다가 9분 pace로 합류해서 5 miles를 잘 마무리했다. 이렇게 예쁜 코스에서 뛰니 기분이 아주 좋다고 느껴서, 종종 새로운 코스에서도 뛰어보고 싶다. 끝나고는 맥줏집에서 뒤풀이가 있었는데, passport를 챙기지 않아 그냥 논알콜 마시고(어차피 나는 술을 이제 거의 먹지 않아서 별 상관이 없다) 새로 뵌 분들과 얘기했다. 신기한 게 내가 응원하는 T1에 투자하시는(비상장 기업 투자자라고 하셨다) 분도 계셔서 내년 로스터에 관해 궁금한 점을 많이 물어볼 수 있었다 ㅋㅋ 신기…




일정이 마무리되고 좀 배가 고파서, 뭐 먹을 게 없을까 하다가 내가 미국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파파이스를 가기로 했다. 재팬타운 근처에 있어서 다이소도 구경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도 좀 보면서 포장해서 친구 집에서 다 같이 먹었다. 좀 식었지만 나름 맛있었던 것 같다. 밥 먹으면서 셋이 음악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 그중 한 명이(나에게 좋은 조언을 해준 3학년 친구) 굉장히 근본적인 질문을 잘 던져서인지 평생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 관해 얘기할 수 있었던 게 참 재밌었다. 사실 이 친구와 나랑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이 다른 부분이 꽤 있고,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없지 않아 있지만 새로운 시각을 소개해 준다는 점에서 뻔하지 않고 흥미로울 때가 많다. 물론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 집에 와서는 블로그를 좀 쓰고 앞으로 어떻게 로테이션을 마무리할지 고민을 하다 잠에 들었다.

들어가기만 하면 더 이상 크게 경쟁할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연구실을 잘 정할 때까지는 아직인 것 같다. 다행히 이번 주는 꽤 걱정이 많았던 주였던 것 같지만, 생각도 많이 해서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은 잘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들 화이팅💪